매일신문

일자리 창출 2만4천개…실직자는 "글쎄"

경북도 이해못할 일자리 계산법

'일자리 7만 2천 개 창출'을 목표로 출범한 민선4기 경상북도가 지난해 1만 1천586개 일자리 창출에 이어 올해도 상반기까지 1만 3천275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2년 새 2만 4천861개의 일자리가 생겨났다고 19일 밝혔다.

그러나 경북도는 그동안 없어진 일자리가 몇 개인지, 경북도내 일자리가 현재 전부 몇 개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도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점사업 82개를 선정해 공공분야 일자리 수를 늘리고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선 결과 올해 일자리 창출 목표치인 1만 6천 개의 83%에 이르는 1만 3천275개의 일자리를 6개월 만에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도에 따르면 올 들어 생긴 주요 일자리는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 개발촉진지구 민자 유치, 수해상습지 개선사업 등의 국책사업과 SOC사업 추진으로 인한 2천485개 ▷국내외 기업투자 유치 등에 따른 7천697개 ▷지역향토산업육성 등으로 775개 ▷중소벤처기업 및 전략산업육성에 따라 223개 ▷각종 복지시설 확충으로 271개 등이다.

도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실업률 추이'에서도 지난해 6월 2.2%이던 도내 실업률이 올 6월에는 1.9%로 낮아졌다. 이는 전국 평균 실업률인 3.2%보다 훨씬 밑도는 수치"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도가 너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느라 뒤를 보지 않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구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도가 올 들어 1만 3천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지난해까지 도내 전체 일자리 수가 몇 개인데, 올해 얼마나 더 늘고 줄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며 "결국 1만 3천여 개를 새로 만들었다고 해도 없어지는 일자리 수가 그 정도이거나 더 많을 경우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도청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기업이 망하거나 새로 생기기 때문에 민간부문의 모든 일자리까지 일일이 챙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번 일자리창출 수치도 공공사업 추진에 따라 생겨난 일자리 수만 반영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물론 새로 생긴 일자리 수에 사라진 일자리 수를 상쇄해야 순수하게 신규로 창출된 일자리 수가 나오는 것은 맞는 지적이지만 새로 생기는 일자리 수가 더 중요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물이 가득 담긴 물동이를 들고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지만 정작 물동이에 구멍이 난 줄은 모르는 우매한 사람이 떠올랐다."며 허탈해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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