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로빈 쿡 지음/박종윤 옮김/열림원 펴냄
한통의 전화에서 시작된 일이다. 건강염려증 환자의 왕진 호출. 전담의사 크레이그의 인내심을 실험하는 또 한번의 왕진이 될 것이 뻔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숨조차 쉬지 못하는 환자는 결국 손도 쓰지 못한 채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응급상황에 부적절하게 대처했다는 이유로 의료 소송에 휘말린 그는 파렴치한 의사로 내몰린다. 그 환자가 살아있다면 뭐라고 증언할까. '죽은 자를 대신해 말하는 자'가 법의관이라고 믿는 뉴욕 법의국의 잭은 크레이그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땅 속에 묻힌 사체의 부검을 시도한다. 부검을 저지하기 위해 시시각각으로 가해지는 위협과 진실을 밝히려는 숨가쁜 결전이 벌어지고, 드디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는데….
'위기'는 드라마 CSI와 존 그리샴의 법정소설을 합쳐놓은 듯한 작품이다. 의료사고에서 살인 사건의 가능성을 감지한 법의관, 혈전을 벌이는 변호사, 진실을 감추려는 음모…. 사건의 실마리는 최근 미국에 출현한 '전담 진료'라는 시스템이다. '귀족진료'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1인당 진료비가 한해 2만 달러에 이른다. 모든 이들이 진료받을 수 있는 의료의 공공성이 심판대에 오른다.
로빈 쿡의 26번째 작품인 '위기'는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전개와 치밀한 구성과 반전을 맛볼 수 있는 의학소설이다. 660쪽. 1만 3천800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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