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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주소 사업, 전래 지명 되살릴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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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령'은 국도 3호선이 문경∼충주 사이를 연결하느라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형성하는 고개의 이름이다. 이 구간에 신작로가 만들어진 것은 1925년이고, 명칭도 그때 붙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적어도 외지인들에겐 80년 이상 통용돼 온 이름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경시청이 최근 '이화령'이란 지명을 폐기하고 '이우릿재'라는 전래명칭을 되살렸다. 일제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버리고 오랜 세월 우리 조상들이 걸어 넘던 오솔길일 때의 이름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결정이 주는 느낌이 참으로 신선하다. 전래지명 회복 노력이 이런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게 대견스럽다. 유사한 일들이 결실을 맺는 경우가 가끔 있긴 하나 이화령의 경우 워낙 널리 알려진 이름이어서 바꿀 용기를 내기가 쉽잖았을 터인데도 주저하지 않았다는 게 평가할 부분이다.

이번 결정의 계기가 새 주소 부여 사업이라는 점 또한 우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골목골목 도로 중심으로 주소체계를 새로 만드는 이번 사업이 바로 전래지명 되찾기의 다시없는 기회라는 게 그것이다. 모든 지방들이 모두 새 주소체계를 도입했거나 해야 할 입장에 있으니 이만한 호기가 없을 터이다.

잘못 전수되거나 아예 전수되지 못한 채 소멸돼 버린 전래지명이 너무 많다.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땅이름조차 제대로 보전해야겠다는 의식이 부족했던 결과이다. 그러는 사이 이제 전래지명을 증언해 줄 수 있는 세대조차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앞서도 환기한 바 있지만, 새 주소 부여 작업이라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좋은 계기를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도록 각 지자체들이 유념해주길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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