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어제 1조 8천997억 원 규모의 2011년 세계육상대회 관련 예산안을 마련했다. 그런데 그 진행과정이 좀 누추하게 됐다. 당초 대구시는 세계육상대회 유치를 하며 7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었다. 순수 대회경비만을 반영한 금액이다. 대회 유치 후 예산 규모가 너무 안이하다는 비판이 있자, 국회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에 1천927억 원을 제시했다.
문제는 거기서 또 불거졌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인천이 도시환경 개선 예산을 포함 4조 9천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대구시의 옹졸함을 보다 못한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1조 원대라도 되는 예산을 만들라"는 질책을 했고 그래서 부랴부랴 만들어진 것이 이번 예산안이다.
시민들을 실망과 허탈에 빠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대구 발전의 최대 호기를 대구시가 스스로 망가뜨리듯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기대에 대한 어떤 비상한 인식도, 각오도 보이지 않는다. 대구 공무원 사회의 무사안일과 시각의 협소함, 비전의 옹졸함이 이 정도인가를 새삼 자문해보게 된다. 가슴 답답한 일이다.
새 예산안은 기존의 도시개발 예산들을 대충 그러모은 인상을 준다. 대회 개최에 필수적인, 정부나 국회가 지원을 거부할 수 없는 예산 항목들이 얼마나 개발됐는지 걱정이 앞선다. 이래서는 국회나 정부로부터 합당한 지원을 얻어내기 어렵다. 만약 인천과 대구의 지원 격차가 몇 배나 된다면 시민들에게 어떻게 변명하고, 이해를 구하려는지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를 일이다. 사업안 불발 때마다 국회나 정부를 탓하기에 앞서 대구시가 얼마나 치밀한 준비를 해왔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되돌아보아야 한다. 이미 늦었지만 대회 개최의 청사진을 다시 한 번 보완하고 단단하게 다질 일이다. 시민들의 열망과 기대를 짓밟는 일이 없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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