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잦은 고장·사고를 기록하고 있는 울진원전에서 낙뢰, 새우나 해파리떼 유입 같은 국내는 물론 해외 원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상황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일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울진원전의 2004년 이후 고장·사고로 인한 가동 중지 건수는 20건으로 전체 41건의 절반가까이 차지하면서 울진, 경주 월성, 부산 고리, 전남 영광 등 4군데 국내 원전 중 최다를 기록했다.
직원의 실수로 발생한 고장·정지도 8건 가운데 5건이 울진원전에서 일어났는데 운전자가 엉뚱한 스위치를 눌렀다가 이를 복구시키려 또다시 스위치를 잘못 눌러 가동이 중단되는 일(2005년 6월 29일) 등이 이에 속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다른 원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이상현상들이 유독 울진원전에서만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오후 1시쯤 울진원전 6호기가 낙뢰로 이틀간 가동이 중단됐다. 낙뢰로 인한 가동 중단은 국내 원전 중 처음 있는 일.
또 울진의 한 민간단체의 활동으로 올 1~4월 사이 울진원전 배수구 해조류(진지리)에서 인공 방사성핵종인 니오븀-95(95Nb)가 소량 검출된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 역시 울진원전 해역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5월 18일엔 새우떼로 인해 울진원전 1, 2호기가 차례로 가동을 멈췄다. 길이 1㎝ 미만의 새우떼가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방파제 모양의 취수구로 다량 몰려들어 해수순환펌프가 자동 정지되면서 냉각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가동을 수동으로 중단한 것. 1996년 9월엔 해파리떼 유입으로 7시간 정도 가동이 중단됐다.
이처럼 울진원전이 해양생물 유입으로 가동을 중단하거나 발전량을 줄인 경우는 지금까지 모두 7차례. 이 역시 다른 원전에선 찾아 볼 수 없는 현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10억 원이 넘는 예산으로 전담 용역회사까지 두고 몇 겹의 그물망 등 방어시스템에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꺼번에 몰려든 해양생물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온 것이다.
원전 직원들은 "유독 울진원전에서만 이런 일이 발생하는 연유를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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