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 정 모 자치행정국장과 손 모 기획문화국장이 시사에 기록 한 부분을 남길 것 같다. 둘 다 4급 승진과 동시에 주요 보직인 현 자리에 기용됐고, 한자리에서의 재임기간이 4년을 넘긴, 지금까지 경주시청은 물론 도내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보기 드문 전례를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국장은 당분간 현직 유지가 불가피해 한자리 재임기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손 국장이 연말, 정 국장이 내년 6월 명예퇴직 또는 공로연수 시기여서 그때까지 그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 경우 정 국장은 4급 행정직 한자리에 5년 재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 보유자가 된다.
시청 직원들은 손 기획문화국장의 장기 재임과 4급 승진 이후 의회사무국장만 하다가 지난 6월 공직을 떠난 서모 씨 등 모든 인사의 뒤틀림이 정 자치행정국장의 장기 집권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보직 변경을 하고 싶어도 자치행정국장이 비켜서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정 국장이 한 자리에 장기 재직함으로 인해 국장 간에도 보이지 않는 골이 깊어진 지 오래다.
자치행정국장이 장기 재임한 것은 본인의 탁월한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못한다. 인사권자도 그 점을 높이 평가했을 것이다.
하지만 특정인이 아니면 안 된다는 발상은 상당히 위험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경주시청에는 업무처리 능력을 가진 공무원들이 많이 있다.
한 5급 과장은 "4급 국장들도 이동을 시키는 방법 등으로 경쟁체제를 갖춰야 조직이 발전한다."며 현 시스템을 아쉬워했고, 6급의 모 직원은 한 사람에 쏠린 국장 간 힘의 불균형을 우려하기도 했다.
인사권자인 시장이 이런 문제를 모를 리 없고 고민도 많이 했겠지만 시청 주변에서 인사를 둘러싸고 나오는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분명히 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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