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산업경영대학원 예술경영학과 주임교수 김옥랑 씨의 학력 위조 사실이 드러났다. 공연예술계의 대모로 불리는 60대 여류 명사다.
대구 출신으로 23세 때 재력가와 결혼한 김 씨는 결혼 후 연극계에 발을 디뎌 극단을 창단하고 국내 초유의 복합 문화 공간인 동숭아트센터를 건립 운영하는 등 문화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문화재단을 설립해서 문화예술인들을 육성 지원하고 한국민속박물관회 부회장, 세계박물관대회 조직위원 등을 맡아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평가받고 존경받을 만한 이력들이다. 그런데 가짜 학위가 그녀의 화려한 명망을 일시에 몰락시켰다. 무엇이 그녀를 학력의 유혹에 빠뜨렸을까. 두말할 나위 없이 본인의 허영과 경박함이 첫째 요인이다. 그리고 학벌 위주의 사회 풍조가 배경이다.
신정아 동국대 교수, 라디오 진행자 이지영 씨, 인테리어 전문가 이창하 김천과학대 교수 등 앞서 밝혀진 가짜 학위 소동과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김 씨의 학력 위조 사건은 너무 노골적이어서 그녀의 도덕성을 떠나 우리 사회의 검증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김 씨가 졸업했다는 미국의 퍼시픽 웨스턴대학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학위 공장'이다. 경기여중 경기여고 이화여대는 유명인사가 가짜로 행세하긴 너무 유명한 학교다. 또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치는 대학교수가 됐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검증 시스템 부실과 함께 유명인에 대해서 알아서 기는 관대함이 팽배해 있음을 감지하게 한다. 최소한 가짜 학위 교수만큼은 이번 기회에 철저히 밝혀냈으면 한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꼼꼼히 확인하기 바란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각종 대학들이 많은 대구 경북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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