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자 4명은 19일 심야에 열린 KBS 토론회에서 서로의 '환부'를 찌르며 경선 막바지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는 마지막 토론회인 점을 감안해 한치 물러섬 없는 신경전을 벌이며 상대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꼬집었다.
박 후보가 먼저 이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국정운영 능력'을 지적,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면서 세금을 안 내 부동산을 압류당하고, 등록세를 11년간 내지 않았던 분이 조세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겠느냐."며 "더욱이 위장전입을 해놓고도 국민에게 교육정책을 말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후보는 기업인 경력을 내세우는데 '현대'를 그만둔 뒤에 직접 회사를 차리지만, 1년 만에 망하고 말았다. (그런 후보가) 어떻게 경제를 살리겠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맞서 이 후보는 또 박 후보의 '약점'인 '2002년 한나라당 탈당경력'을 거론하면서 "박 후보는 한나라당 탈당 후 '미래연합'이라는 당을 만들었을 때 박 후보는 이인제 의원과의 연대설에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 의원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문회사 BBK 관련 의혹을 묻는 박 후보의 질의에 대해 "박 후보가 사실, 팩트를 잘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적어주는 대로 말하는 것 같다."며 '수첩공주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했다.
두 후보는 해명을 하면서도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역시 네거티브"라고 응수하면서 "BBK가 나와 관계가 없다는 것은 이미 검찰과 법무부 장관, 금융감독원장 등이 이미 국회에서 증언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탈당'이 내 최대 약점인 것으로 생각하나 본데 (이 후보가) 내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하고 반문하면서 "이 후보야말로 1996년 총선 이후 선거법 위반, 범인 도피 등으로 '정치 1번지'인 종로 지역구에서 한나라당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힌 분이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두 후보를 겨냥한 군소후보들의 환부 찌르기도 이어졌다.
홍준표 후보는 박 후보에게 "대북 상호주의 원칙만 고집하면 대북관계는 5공화국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물은 뒤 이 후보에게는 '대학 자율성 강화' 발언에 대해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돈이 없는 서민 자제들도 대학에 가 취업보장을 받을 수 있게 국가에서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기업 경영인이 국가원수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는 한편 박 후보에게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주장하면서 지방의 발전까지 도모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바탕 환부 찌르기 경쟁을 벌인 4명의 후보들은 17일 오후 잠실체육관에서 제13차 서울지역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이날 연설회는 경선일을 이틀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합동유세로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검찰 수사결과 발표 이후 부각되고 있는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을 둘러싸고 설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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