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칭따오에서 만난 한 양말 제조업자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구에서 온 섬유업자들의 철수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임금 수준이 높아진데다 중국 정부도 이제 더 이상 경공업 위주의 해외자본 유치를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결국 수익을 맞추지 못해 떠나는 '섬유 1번지' 대구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중국을 만만하게 보는데 대구와 자매도시인 칭따오만해도 이 곳에 본사를 둔 하이얼이 세계 일류 전자업체로 손꼽힐만큼 중국도 이제 산업구조가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수교 15년만에 대구와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는 등 만만한 상대로 여겨졌던 중국이 '무역 강자(强者)'로 변모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10여년간 외국인 투자유치에 열심이었던 중국이 '선별 투자유치'로 정책을 전환하면서 대구·경북 기업들의 중국 투자도 급감, 기업들의 '중국 활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오는 24일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대구·경북지역의 대 중국 교역·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구의 대 중국 수출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연평균 21.3%의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입은 지난해까지 대 중국 수출 증가폭을 웃도는 연평균 26.3%의 증가세를 나타냈고, 수출이 감소세를 보인 지난해 대구는 지난해 대 중국 무역에서 2억3천만 달러의 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본 것은 2000년대 들어 지난해가 처음이며 이같은 무역역조는 올 5월까지도 지속되는 중이라고 대구상의는 설명했다.
경북도는 2000년대 들어 2005년까지 대 중국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었으나 지난해 감소세로 반전됐고, 오히려 수입은 꾸준히 늘고 있다. 때문에 경북의 대 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2005년 77억 달러에서 지난해엔 62억 달러로 무려 19%나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의 대 중국 투자는 외환위기를 정점으로 잠시 증가세가 주춤했다가 다시 2002년 이후 급증했으나 지난해엔 2005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투자가 줄었다. 경북의 대 중국 투자 역시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었으나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임경호 대구상의 조사부장은 "더 이상 범용제품으로는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며 "중국은 이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대구·경북 기업들도 이같은 조류를 맞춰낼 수 있어야한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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