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 네트워크는 男다르다

대구서 IT기업 국제 교류회 열려

여성들의 네트워크는 남성의 그것과는 조금 다르다. 여성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적어 객관적 네트워크는 약해보이지만 일단 네트워크화되면 그 힘은 막강하다. 여성으로서의 연대감이 더욱 끈끈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성들만의 독특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한 행사가 대구에서 펼쳐진다.

15개국 여성CEO와 정책결정자 100여 명이 31일, 대구에 모이는 것.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지회(지회장 김명화)는 31일과 9월1일 이틀간 대구테크노파크 등지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여성CEO와 정책결정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여성 IT기업 비즈니스 국제 교류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중국 리얀준(외교부 서기관), 러시아 브라투키나 리우드밀라(교육과학부 과학혁신부 전문가), 베트남 트렁 딴 하(외교부 장관실장), 파푸아 뉴기니 제니 킬라(지역사회개발정보부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일본 하다케야마 에미코(아프리코토 통신협회장), 태국 수파폰 콘라위(여성가족부 사회개발관리) 등 각국의 정보통신관련 정책결정자들과 여성 담당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여성가족부 주최 2007 APEC 여성IT교육훈련 참가자들로, 대구에서 따로 모임을 갖는 것이다.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지회는 11개 회원사를 중심으로 대구·경북 여성기업의 회사소개 및 제품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모임의 특징은 모든 참가자들이 여성이라는 것. 이 때문에 여느 국제행사와는 다른 분위기로 진행된다. 유명한 가수나 단체의 축하공연은 생략했다. 대신 회원 하나 하나가 공연단이 되기로 했다. 행사 두달 전부터 영어 회화와 '팝송 3곡씩 연습하기'에 돌입했다. 참가자들과 직접 호흡하며 노래를 부르기로 한 것. 불필요하고 형식적인 행사는 모두 빼고, 알맹이만 남겼다.

행사 진행도 남다르다.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지회 회원들과 해외 참가자들이 2, 3명씩 짝지어 1박2일 동안 함께 움직이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개인적인 친밀감까지 더해져, 앞으로도 밀도 높은 네트워크가 가능해진다. 이것은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살 수 없는 연대감이다.

이번 행사는 호주에서 열린 '2007 APEC여성을 위한 디지털경제포럼'에 참석했던 김명화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대구지회장이 직접 유치한 것이다. "호주 APEC에 참가했을 때 그 네트워크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각 국 여성부장관을 비롯해 IT 관련 여성정책 결정자들이 모두 모였거든요. 이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자 싶어서 대구로 유치했어요."

여성들간의 유대감이 끈끈하다는 것에 김 지회장은 한번 더 놀랐다. "노나 리카포드 필리핀 여성부장관은 잠깐의 대화에도 상당히 호감을 보였어요. 필리핀에 오면 관련업계를 다 소개시켜주겠다고 했죠. 그 때 잠시 만났던 일본 기업인은 한국에 올 때 제 선물을 사오기도 했고요."

벌써 눈에 띄는 실적도 있다. 해외 참가자들은 대구의 여성IT기업 해외진출을 돕겠다는 참여서를 작성할 예정이며 3, 4개 기업이 해외 총판 계약을 앞두고 있다. 김 지회장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내려지면 해마다 APEC의 여성정책결정자들과 여성CEO들의 교류를 지속할 것"이라며 "많은 실적으로 여성 네트워크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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