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대구·경북 껴안기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 경우 8·19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7대 3의 열세를 보이는 등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고, 경북 역시 포항 출신이면서도 박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당내에서는 이에 따라 이 후보가 대구·경북을 무조건 믿기보다 선대위 인선과 공약 등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텃밭 사수?=이 후보의 지역 탐방은 9월 초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방문도 이 기간 동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경북 포항 출신이라는 인지도가 대구·경북에서 30~40%에 불과했지만 경선을 거치면서 60%까지 올라갔다. 문제는 경선 결과 지지율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점.
따라서 대구·경북에서 전통적 한나라당 지지여론과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지지층을 어떤 식으로 결속하느냐가 본선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회창 전 당 총재가 얻었던 표보다 많이 얻으면 당선되고 비슷하게 얻으면 낙선할지도 모를 일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경선 후유증 치유와 본선 승리를 위해서는 경선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가 미흡했던 대구·경북을 가장 먼저 껴안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대구·경북을 껴안지 못할 경우 박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대전·충청권의 지지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전은 대구에 이어 이 후보 지지도가 가장 낮았던 지역이다.
친박근혜 성향의 한 의원은 "이 후보가 대구·경북을 먼저 껴안아야 대전과 충청권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6대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대전 충청권에서 30여만 표 차이로 노무현 후보에게 밀렸다.
◆대구·경북 인사 중용?=이 후보는 이 부분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승리를 당내 비주류의 승리로 보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기존 주류인 대구·경북 인사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일단 경선 때 자신을 도왔던 초선의원들은 중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수성을 주호영 의원은 비서실 부실장으로 거론됐지만 당 대변인으로 유력하게 이야기되고 있다. 경주 정종복 의원은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라고 이 후보 핵심 측근이 전했다.
대구·경북 중진의원들의 발탁은 미지수. 권오을, 임인배 의원 등 상임 위원장급과 이상배, 안택수 의원 등 3선급 중진 의원들이 있지만 자칫 이들은 2선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대구의 이한구 의원이 정책위 의장에 뽑히기는 했지만 원내대표에 출마한 안상수 의원의 러닝메이트였던 덕분일 뿐이다. 이명박 인선에서 대구·경북지역 인사들이 중용될지 '당화합'을 빌미로 한 발 뒤로 물러날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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