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놀거리 많은 영월

영월은 자연만 즐길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볼거리와 놀거리들도 많다. 한반도지형과 청령포, 동강과 어라연 등 수려한 자연 외에 영월 구석구석에 각종 박물관도 들어섰다. 영월군청 바로 옆에 선 동강사진박물관은 국내최초의 공립사진박물관이다. 이밖에 국제현대미술관과 조선민화박물관, 묵산미술박물관, 책박물관, 곤충박물관, 들꽃민속촌, 호야지리박물관 등 다양한 전시공간이 있다. 물론 사진박물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설박물관이라 규모가 크지는 않다.

또한 영월에서는 영화 '라디오스타'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딱 1년전인 2006년 9월 개봉해서 많은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은 '라디오스타'는 한물간 가수가 영월방송국의 음악프로그램을 맡으면서 벌어지는 훈훈한 이야기다. 읍내 중심가의 다방과 세탁소 꽃집, 혹은 모텔 등을 찾아가면 영화의 장면이 떠오를 수 있다. 물론 영월에 가기전에 미리 '라디오스타' DVD를 보는 것이 좋다. 영화에 나오는 청록다방은 '관풍헌' 맞은 편에 있다. 다방에 들어가려는데 마침 배달을 다녀 온 아가씨가 오토바이를 세웠다. 그녀를 따라 다방안으로 들어섰다. 다방안은 온통 '라디오스타'의 촬영장이다. 주연배우인 박중훈과 안성기가 앉았던 자리며 그들과 함께 찍은 아가씨(?)들의 사진들이 벽에 걸려있다.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던 라디오스타의 착한 김양이 생각나서 그녀를 찾았다. 그 '김양' 대신 산전수전 다겪은 듯한 이양이 앞자리에 앉아 커피 한 잔 사달라고 조른다. 영락없는 시골다방 풍경이지만 그래도 영화속으로 빠져들어간 듯 다방커피 한 잔에도 오감은 즐겁다.

박중훈과 영월의 락밴드(노브레인)들이 마주쳤던 '영월건널목'은 지나가는 사람과 차량들로 북적거린다.

영월 동쪽 봉래산 꼭대기에는 별마로 천문대가 있다. 천문대 역시 라디오스타 촬영지다. 읍내를 벗어나 동강을 따라가다 천문대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해발 500여m의 높지않은 산이지만 정상으로 오르는 길 양쪽으로는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가을냄새까지 풍긴다. 산에서 보이는 하늘이 어느새 높아졌다.

별마로 천문대는 저녁때 찾는 것이 좋다. 입장료 5천 원만 내면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면서 우주의 신비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영월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별마로는 별과 마루(정상)와 로(고요할 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이다. 4층 관측실에서는 천체관측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할 수 있고 3층 전망대에서는 영월시내와 동강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영월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낮에 별마로천문대에 올라가면 하늘을 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동강 위를 새처럼 나는 패러글라이딩이 그것이다.

▲단종의 흔적들

영월에 가면 단종의 흔적들을 한번쯤은 둘러보자. 단종의 첫 유배지인 청령포와 그가 묻힌 장릉, 사약을 받고 승하한 관풍헌 등이 곳곳에 있다. 청령포에 가면 단종이 낙화암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배를 타야만 드나들 수 있는 섬은 그에게 견딜 수 없는 감옥이었을 것이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관풍헌에 있는 누각, 자규루는 단종이 자신의 심경을 두견새에 비유했던 시를 지었던 곳이다. 결국 그는 이 곳에서 사약을 받았다.

장릉(莊陵)에서는 매년 단종문화제가 열린다. 장릉은 단풍이 짙어지는 가을이나 눈내린 풍경이 더 아름답다.

◇ 영월 '곤드레 밥'

영월다운 맛을 꼽는다면 단연 '곤드레밥'이다. 곤드레밥은 이곳의 특산품인 곤드레나물과 들깨 등을 한꺼번에 넣고 밥을 해서 먹는 음식으로 곤드레 특유의 향이 특색이다. 곤드레나물은 태백산 해발 700m고지에서 자생하는 야생식물로 담백하고 영양가가 풍부하다. 곤드레나물은 구황식물로 정선아리랑 가사에도 등장한다. "변북이 산등에 이밥취 '곤드래' 내 연설을 들어라…" 5, 6월 바람에 곤드레나물이 흔들리는 모습을 두고 '곤드레 만드레'라는 양태어가 되면서 술취한 모습처럼 표현되기도 했다. 청산회관(033-374-2141).

글·사진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