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朴 화합 '아직은…'

한나라 연찬회 朴측 인사 대거 불참…당직 인사·임명직 '일괄사퇴'도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대선후보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 간의 균열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당소속 국회의원·당원협의회 위원장 연찬회에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이 대거 불참할 움직임인데다, 당직 인사문제를 두고도 이 후보 측과 박 전 대표 측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

지리산 인근에서 열리는 연찬회의 초청대상은 250여 명이지만 참석의사를 당에 밝힌 인원은 206명에 불과하다. 이번 행사는 후보경선 동안 한나라당이 이 후보 측과 박 전 대표 측으로 갈려 치열하게 대립했던 앙금을 풀기 위해 마련된 것.

그러나 박 전 대표는 불참할 가능성이 높고 그를 지지했던 의원들도 대거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적으로 행동 통일을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이심전심이 통했던 것으로 보인다.

박종근 의원은 "양 캠프 간에 화합의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고, 만나면 어색할 것 같다. 정신적인 화합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 역시 "연찬회가 친박(親朴)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기 때문에 불참한다."며 "내용을 다 아는 대운하 특강을 그곳까지 가서 들을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했다. 최경환 의원은 외국 출장 중이고 김무성 의원도 방미 중이라 참석하기 어렵고, 대구·경북의 친박 의원 상당수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임명직 당직자의 '일괄사퇴'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 후보 측은 대선후보가 공식 확정된 만큼 자유로운 인선을 위해 기존 임명직 당직자들이 일괄사퇴한 뒤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나,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일부 당 지도부와 친박 인사들은 반대하고 있는 것.

이 후보 측은 "당과 후보가 일체가 되기 위해선 인사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당을 장악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등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앞서 이 후보가 사무총장에 이방호 의원, 비서실장에 임태희 의원을 임명한 것을 두고도 화합·탕평 인사로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게 박 전 대표 측 반응이었다.

정희수 의원은"승자독식인 것 아니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고, 다른 의원도 "이방호 의원은 경선 당시 이 후보의 캠프 조직을 담당한 인물이고 임태희 의원도 중립을 표방했지만 사실상 이 후보 측을 지원해온 것 아니냐."며 못마땅해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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