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의 신화/웬디 도니거 오플래허티 지음/류경희 옮김/청년사 펴냄
장자와 휘자가 다리 위를 거닐었다. 장자가 "황어가 어떻게 돌진하고 있는지 보시오. 저것이 물고기의 즐거움이요."라고 하자 휘자는 "당신이 물고기가 아닌데 어떻게 물고기의 즐거움이 무엇에 있는지 알 수 있소?"라고 말했다. 그러자 장자가 "당신이 내가 아닌데 어찌 내가 모른다는 것을 당신은 알 수 있소?"라고 반박하고, 휘자는 "당신이 아닌 내가 당신이 아는 것을 모른다면 물고기가 아닌 당신이 물고기의 즐거움이 무엇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장자는 "나는 그것이 다리 위에서 내 느낌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교향악을 듣기 위해 지휘자가 될 필요가 없고, 동물학을 연구하기 위해 코끼리가 될 필요는 없다. 타자(他者)에 대한 이해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잃어버린 신화의 회복을 위한 타자의 신화 이해하기'란 부제를 달고 있다. 여러 문화권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신화'라 이름붙이고, 이를 타자(他者)에 대한 이해로 풀어나간다. 성서의 비유, 그리스 신화, 힌두 서사시에서부터 현대판 신화인 우디 앨런과 솝 오페라에 이르는 다양한 신화적 이야기 담고 있다.
타자는 이 책의 핵심개념이다. 타자는 서양사람들이 통상 '우리'라고 규정하는 그 밖의 존재들이다. 낯선 사람(비 서구인)과 동물, 신, 그리고 아이들이다. 낯선 이야기와 낯선 단어들이 가득하지만, 다른 문화에 있는 신화와 전통을 새롭게 느끼게 해준다. 432쪽. 2만 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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