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울산의 한 해수욕장으로 일주일 간 피서를 다녀온 김효정(26·여) 씨는 휴가를 마치자마자 귀가 가려워 자주 귀를 만지게 됐다. 별것 아니겠거니 생각하며 2주일 정도 지났지만 귀에서 진물까지 나와 결국 병원에 갔다는 김 씨는 "의사가 대뜸 '피서 다녀오셨죠?'라고 해 깜짝 놀랐다."며 "휴가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 눈병뿐 아니라 귓병도 많이 유행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 이후 눈병에다 귓병까지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휴가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는 사람들의 발길이 안과와 이비인후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눈병의 경우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해 이상징후를 바로 알아챌 수 있지만 귀는 쉽게 확인하기 힘들어 단순 가려움 증상으로 여기다 병을 키워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의사들은 말하고 있다.
대구 동산의료원에 따르면 안과와 이비인후과 외래진료 환자의 경우 휴가가 집중된 7월 말에서 8월 중순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귀에 있는 물을 닦는다며 면봉으로 자극해 상처가 생기고, 상처에서 진물이 생겨 더 가려워지면 더 세게 닦는 '악순환'이 되풀이돼 결국 '외이도염'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는 것. 특히 휴가철 피서객들의 특성상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술까지 마시게 돼 염증이 악화되기 일쑤라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얘기다.
박재율 중앙이비인후과 원장은 "휴가철 전인 6월, 7월 초에 비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하루평균 50% 정도 늘었다."며 "손을 대면 쉽게 염증이 생기는 곳이 귀인 만큼 휴가철 물놀이 이후 이상하다고 느끼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여창기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교수도 "수영장이나 해수욕장 등에서 귀에 물이 들어가면 가만히 놔두는 것이 상책"이라며 "일부 장년층은 고막에 구멍이 난 줄도 모르고 지내다 여름 휴가 때 물놀이하다 더러운 물이 들어가 고름이 생긴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잖은 만큼 평소 귀 상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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