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대선후보 경선에 돌입한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친노(親盧·친 노무현) 후보와 반노(反盧·반 노무현) 후보들 간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의원 등 친노 후보들과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반노 후보들 간의 맞비난전이 거세지고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측도 이에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범여권 주자들 중 여론지지도 1위인 손 전 지사와 현직 대통령인 노 대통령이 맞서고 있어 경선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손 전 지사는 3일 "대선에 대통령이 도움을 준다든지 하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낡은 사고방식"이라며 "이번 대선에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겠다면 사양하겠다."고 노 대통령을 겨냥했다. 전날에도 "나라가 좀 편해지나 했더니,(대통령이) 또 무슨 말을 한다. 국민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공격했다. 노 대통령의 경선 개입은 친노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인 만큼, 가능한 한 이를 차단시키는 한편 이를 통해 반노 대표주자 자리를 굳히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정 전 의장도 "대통령은 엄정중립을 지켜야 한다. 대선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손 전 지사를 거들었다. 노 대통령에게 맞서왔다는 측면에서는 같은 처지이기 때문일 것. 하지만 손 전 지사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에 대해선 비판을 가하는 등 양측 간의 경선경쟁은 뜨겁다.
이에 맞서 노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 씨는 3일 "가슴 저 밑에서 분노와 서글픔이 밀려온다. 이미 예비경선(컷 오프) 통과가 확정된 것처럼 보도하는 그 두 장의 티켓 때문"이라며 "10여 년 동안 몸담아 오던 자신의 당을 경선에 불리하다고 뛰쳐나온 그분, 100년 정당을 약속했다가 여론 지지율을 핑계로 당을 부셔야 한다고 주장했던 그분"이라고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을 맹비난했다.
노 대통령도 지난 31일 "요즘 정치를 봐라. 가관이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3당 합당을
틀린 것이라고 비난했던 사람들이 범여권으로 넘어온 사람한테 줄서서 부채질하느라 바쁘다. YS는 건너가면 안 되고, 그 사람은 건너와도 괜찮느냐."고 반문했다.
이 전 총리는 "이명박 후보는 우리를 친북좌파라고 하면서 정상회담을 하지 말자고 하더니, 손학규 후보는 대선용이라고 한다."며 "초록은 동색"이라고 비판했다.
친노와 반노 간의 전선에 대해 범여권 경선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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