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 탓에…프로야구 각 구단 에이스 '水難'

막판 순위 급한 각 구단, 경기취소 늘자 집중 투입

좌완인 전병호와 브라이언 매존은 선발 투수가 강하지 않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중요한 선발 요원들이다. 시즌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쳐야 하기에 잦은 등판이 예상되는 불펜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기 때문.

둘은 강력한 구위와는 거리가 있지만 제구력과 변화구를 바탕으로 상대 타선을 요리하는 스타일이다. 직구 최고 구속은 매존이 시속 10km 정도 더 빠르다. '파워 피처'와는 대척점에 서 있으면서도 둘은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잘 부러지게 만든다. 5월23일 첫 선발 등판한 매존은 8이닝을 던지면서 수차례 SK 와이번스 타자들의 방망이를 격파(?)하는 솜씨를 보여줬다. 강속구를 뿌리는 것도 아닌데 방망이가 부러져나가는 것을 보면 신기한 일.

야구 방망이는 보통 물푸레나무나 단풍나무로 만든다. 일반적으로 프로야구 선수들이 쓰는 방망이는 개당 국산 5만 원, 일본산 10만~20만 원 정도 수준. 1군 선수들은 보통 일본산 방망이를 사용한다.

경기 중 방망이가 부러지는 경우 비용은 구단에서 책임진다. 안타를 치지 못하는 선수가 속절없이 방망이만 자꾸 부러뜨리면 구단으로선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방망이가 부러지는 이유는 두 가지. 우선 투수가 던진 공의 속도가 방망이를 휘두르는 속도보다 더 빠를 때 방망이가 부러진다. 특히 손잡이처럼 약한 부분에 맞으면 방망이가 산산조각이 나게 된다.

또 다른 원인은 방망이 내부에서 일어나는 공명현상(共鳴現象) 때문. 나무로 만든 방망이에는 미세한 공기구멍이 있는데 방망이에 공이 빗맞을 때 진동이 발생, 방망이가 부러진다. 대부분의 경우 이 이유로 방망이가 부러져 나가는데 이 때는 방망이가 산산조각 나는 것이 아니라 나무 결을 따라 갈라진다.

이에 대해 최종문 대구방송 해설위원은 "방망이 중심에 공을 정확히 맞히면 방망이는 부러지지 않는다."며 "전병호나 매존처럼 빠르지 않은 공에도 방망이가 부러지는 것은 두 선수의 공 움직임이 좋을 뿐 아니라 공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러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비로 미뤄지는 경기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선발 투수 2, 3명으로 경기를 치르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제이미 브라운의 짐을 매존과 전병호가 얼마나 덜어줄 수 있을지가 치열한 2위 다툼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5일 부산 경기에서 현대는 이대호가 24호 홈런을 날린 롯데를 7대3으로 이겼고 한화-KIA(대전), LG-SK(잠실)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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