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잇단 '보이스 피싱'…개인정보 유출 주의

수법 지능화…신상 명세까지 제시 송금 요구

포항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C씨는 5일 오전 "당신의 아들을 데리고 있으니 다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500만 원을 송금하라."는 협박전화를 받았다. C씨는 전화사기를 의심하면서도 상대방이 체육특기생인 아들의 운동종목, 이름과 학교, 휴대전화번호, 주소 등을 정확하게 대는 바람에 불안에 떨었다. 게다가 아들이 마침 이날 전지훈련 중이어서 연락이 닿지않아 하마터면 돈을 송금할 뻔했으나 때마침 아들이 안부전화를 걸어와 불안했던 가슴을 쓸어내리는 것으로 상황은 끝났다.

C씨는 "전화를 건 사람이 개인정보를 상세히 거론하는 통에 넘어갈 뻔했다."고 말했다. C씨의 아들은 자신의 인적사항이 유출된데 대해 주변 동료 몇 명도 최근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다고 말해 범인들이 선수 명단을 확보해 집중적으로 가족들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보인다.

A씨(포항 대이동)도 이날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다. 1천만 원을 요구한 전화사기범이 자신의 두 자녀 이름과 재학 중인 학교·학원의 이름과 집주소 등을 정확하게 말했다는 것. A씨는 "마침 이때 애들이 집에 있어 피해는 없었지만 개인정보 등 사생활이 타인에게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 때문에 찜찜하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근래에는 중국이나 대만에 콜센터를 차리고도 우리 표준말을 사용하는 등 보이스 피싱 수법이 더욱 치밀해지는 양상"이라며 "특히 아파트 단지의 경우 우편함에 있는 각종 공과금과 통신료·신용카드 고지서 및 학습지 관련 우편물을 통해 기본적인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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