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향력 커진 DJ…호남지역서 정치력 아직 막강

신당·민주당 주자 구애 손짓

범여권의 후보경선 과정에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일정이 본격화되면서 이들 전·현직 대통령의 영향력이 판세를 가를 수 있는 주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양측이 염두에 두고 있는 범여권 후보가 다르다면, 후보경선 정국은 더욱 첨예하게 치달을 수 있다.

DJ의 경우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가릴 것 없이 출마한 모든 후보들로부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구애를 받고 있다. 반노(反盧·반 노무현)니 비노(非盧·비 노무현)니 하는 말은 있어도 반(反) DJ나 비(非) DJ는 없다. 범여권의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아직까지 막강하다는 게 현실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

이 때문인 듯 DJ가 열린우리당을 거듭 비판해 왔지만 친노 후보들은, 반노 혹은 비노 측이 노 대통령을 비판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맞대응을 못하고 있다. DJ가 지난달 열린우리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합당 직후 "우리당이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청산할 것은 청산했어야 했다."고 지적한 것도 사실상 노 대통령과 친노 후보들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노 혹은 비노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DJ에게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이고 이 때문에

한때 DJ가 염두에 두고 있는 후보는 이들 쪽이 아닐까 하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공개적으로 후보들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적은 아직 없다.

민주당에 대해선 DJ의 영향력이 더욱 크다. 당내 후보들 중 여론지지율 선두를 고수해왔던 조순형 후보가 DJ를 비판한 직후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노 대통령의 경우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군 중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유시민 의원 등 친노 쪽으로 쏠려 있을 것이다.

당내에서 여론지지도 선두권을 고수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노 대통령으로부터 잇따라 비판을 받고 있다. 노 대통령에게 맞섰던 일부 후보가 중도하차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들의 지지도가 계속 유지될지 여부도 노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 등과 맞물려 관심거리. 노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 씨가 최근 손 전 지사와 정 전 의장을 맹비난하면서 이 전 총리를 지원하고 나선 것도 예사롭지 않다. 노 대통령의 영향력이 반노 주자 일색인 민주당에서는 그다지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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