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7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청와대와 한나라당 간의 전면전 양상을 띠면서 정국에 파장이 일고 있다. 또 통합민주신당 손학규·정동영 후보도 청와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며 가세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 후보 및 이재오 최고위원, 안상수 원내대표, 박계동 공작정치분쇄 범국민투쟁위원장 등 4명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정치공작설을 주장하니까 최소한의 방어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6일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후보니까 허위 주장도 가릴 필요가 없고, 후보니까 남의 명예를 좀 훼손해도 넘어가야 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제기한 법의 판단 절차도 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부당한 고소를 즉시 취소해야 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7일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대통령의 명백한 대선관여행위"라며 "대선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대선에 관여, 야당후보와 야당을 탄압한다면 국민적인 냉소와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검찰의 중립의무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검찰을 겨냥한 뒤 "한나라당은 국가정보원과 국세청의 야당 후보 뒷조사 관련 의혹에 관해서 다음주에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계동 전략기획본부장 역시 "노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야당후보 조사 및 공약 검증을 직접 지시한 사실을 봐서도 청와대가 공작정치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후보 측은 "답답하다. 남북정상회담 등 산적한 과제가 있는데 경선을 치르고 있는 후보들에게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몇 차례 대통령은 한 발짝 물러나 있으라고 이야기했다. 어느 정도까지는 참을 작정이지만 (도를 넘으면) 저희들도 발언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정동영 후보 측 역시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야당 후보를 고소하는 건 21세기 국민의 눈높이에 비춰 매우 부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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