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청와대정책실장과 '가짜박사' 신정아 씨의 사이가 들통났다. 검찰이 확인해 보니 변 실장은 적어도 2년 이상 신 씨와 100통이 넘는 이메일을 주고받은 관계였다. 신 씨와 친분이 없다는 그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인 것이다. 따라서 신 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과 관련한 권력층 비호 의혹 역시 사실일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청와대는 변 실장 거짓말만 믿고 무조건 감싸고돌았으니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교활한 참모 하나가 정권의 도덕성까지 추락시켰다.
청와대는 변 실장 의혹이 불거졌을 때 가차없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면 사태를 이 지경까지 키우지 않았을 것이다. 이를테면 신 씨 사건의 내막을 잘 아는 장윤 스님과 변 실장의 통화내역을 조회해 보았다면 단박에 실상을 알았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노무현 대통령의 '소설 같다'는 변 실장 옹호나, 대변인의 '청와대도 법적 대응 검토' 같은 헛소리는 나오지 않았을 것 아닌가. 결국은 무턱대고 언론을 불신하고 제 식구만 편들어온 독선 스타일이 희대의 웃음거리를 낳은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매일 기자들 앞에 나와 각종 사안에 대해 정권 방어적 설명을 하고 있다. 거기에는 정윤재 전 청와대의전비서관과 부산 건설업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사건도 들어 있다. 이번 사태로 대변인의 입 또한 상처를 입었다. 그러니 앞으로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의심부터 살 판이다. 변 실장은 이 정권에서 기획예산처 장관을 거친 총애 받는 '실세'였다. 그의 교활함이 대통령을 감복시킨 것인가.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이 측은할 뿐이다.
대통령은 신 씨 사건의 전모를 한 점 의혹 없이 파헤쳐야 한다. 그게 조금이라도 망신을 더는 길이다. 변 실장은 깃털이고 몸통은 따로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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