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은 아무래도 대통령 선거를 거쳐 다음 정권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사들은 현 정부의 추진 방향에 대해 강력하게 제동을 거는 한편 차기 대통령 후보들에게 언론관과 언론 정책을 물어 향후 개편하도록 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아래 글은 매일신문 8월27일자 수암칼럼 '차라리 죽치고 앉아 있으라'의 일부입니다. 그림은 8월25일자 만평 '미스터 팔공'입니다. 두 가지 자료를 보면서 ▷언론 자유와 정부의 역학 관계 ▷21세기에 바람직한 언론관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의 차이 등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아울러 정부 청사 방호원 증원과 관련된 속사정이 어떤지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알아봅시다.(참고 : 국정브리핑 홈페이지 www.korea.kr)
노 정권의 '언론 한풀이'는 아무리 좋은 쪽으로 이해해 보려 해도 내일 지구가 끝나도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는 그런 마무리 정신으로 보이지 않는다.
언론인을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 담합이나 하는' 부류로 보는 수준의 언론관을 지닌 대통령. 그는 기자실에 대못만 쳐버리면 비판적인 신문들이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리고 기자들은 노숙자처럼 길바닥으로 뿔뿔이 흩어져 무슨 짓을 해도 들통 안 나서 좋은 '신문 없는 정부'가 될 줄 아는 모양이다.
그러나 언론 자유를 이뤄낸 역사와 사상들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대못질로 언론을 끝장낼 수 있다는 그런 발상은 바보나 하는 생각이라는 걸 금방 깨달을 수 있다.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토마스 제퍼슨 전 미국대통령은 200여 년 전 전임 애덤스 정권이 정부에 대한 불만을 자극하는 기사나 글을 쓰면 처벌하는 '치안방해법'을 만들었을 때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그 법에 의해 구금돼 있던 죄수들을 몽땅 사면했다. 그는 치안방해법을 '다른 모든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유일한 것인 자유로운 언론을 국민들로부터 박탈하는 위헌적 악법'으로 보았다.
만약 다음 대선에서 토마스 제퍼슨 같은 제대로 된 언론관을 지닌 민주적이고 자유사상을 가진 대통령이 나오고 그런 역사를 본받는다면 노무현 정권이 박아놓은 대한민국 기자실의 모든 대못은 다시 되빠질 게 뻔하다. 야당 후보는 이미 그렇게 약속도 했다.
'죽치고 앉아서……'라는 말은 어떤 자리에 앉아서 할 일은 안 하고 가치 없는 일이나 하잘것없는 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을 빗대는 말이다. 그렇다면 몇 달 후면 되빠질 대못을 박느라 국회에서까지 시끄럽게 싸우게 만드는 허튼짓에다 18세기의 언론 자유사상보다 못한 거꾸로 가는 유치한 시대정신을 고집하며 언론에 한풀이나 하고 있는 노 정권의 모습이야말로 그들 말처럼 '죽치고 앉아서 엉뚱한 시빗거리나 만들고 있는' 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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