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엑스포 2007] '벙어리' 멀티미디어 쇼

인근 대규모 불법 야시장 고성방가에 음향효과 제대로 안들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인근에 개설된 대규모 야시장에서의 고성방가 등으로 축제 분위기가 엉망이 되고 있다.

엑스포가 개최되고 있는 행사장 바로 길 건너편 경주 보문단지내 6천400여㎡ 부지와 천군동 마을 도로변 논에는 행사 시작 직후부터 야시장이 들어서 밤 12시까지 엑스포 관람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

허가를 받지 않고 영업하는 이들 업소들은 거의 하루 종일 고성능 반주기를 틀어 놓는 바람에 엑스포 행사까지 지장을 받고 있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소란이 심해 경주타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밤 8시 전후 멀티미디어 쇼 공연때 만이라도 중단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으나 거절, 쇼를 보는 관람객들이 음향이 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감상분위기를 망친다고 항의하는 소동마저 수시로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주시와 경북관광개발공사, 경찰 등에 밤마다 벌어지는 난장판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철거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나 단속은 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관람객이나 주민들도 불만은 마찬가지. 18일 울산에서 멀티미디어 쇼를 관람하러 왔다는 박인섭(34) 씨는 "야시장에서 터져 나오는 노랫소리와 고성방가, 소란 등이 엑스포공원 안으로 몰려와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며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근 상가 주민들도 "야시장에서 술과 음식 등을 팔아 기대했던 장사마저 안 된다."며 "일각에는 조폭들이 야시장에 개입, 이권을 챙기고 있다는 이야기 등도 있다."고 말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신고를 해도 담당자들이 한번 현장을 둘러보고 가는 식의 미지근한 지도단속을 하고 있어 엑스포가 끝날 때까지 야시장 영업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불법인데 단속하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 이는 이미 엑스포 개장 직후부터 불거진 문제였음에도 경주시는 아직까지 고발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행사장 바로 앞에 있는 경찰지구대도 손을 놓고 있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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