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일 대구시장과 29명의 대구시의원들은 19일 근래 보기 드문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날은 최근 김 시장의 시의회 '경시' 발언과 관련, 시의회가 반발하자 시장의 제안으로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새 출발을 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김 시장과 시의회는 지난 몇 달간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김 시장은 시정 파트너인 시의회가 시정에 적잖이 '딴죽'을 건다며 속을 끓여왔다. 불편한 속내는 시의원의 5분 발언 제지, 임시회와 본회의 때의 마찰로 이어졌고 급기야 언론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시의원들은 기다린 듯 김 시장 성토에 나섰다. 시정의 수장인 김 시장이 시민의 대변기관인 시의회를 인정않는 것은 곧 시민들을 믿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며 반발한 것. 시의원들이 집단 반발하며 김 시장의 해명을 촉구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찮게 진행됐다. 김 시장은 이에 급히 진화에 나서 이날 모임을 마련했고 많은 이야기들을 비공개로 주고 받았다.
여하튼 김 시장과 시의원들의 마찰은 19일 김 시장의 '유감' 표명으로 일단 봉합됐다. 남은 과제는 더 이상 시민들에게 도움되지 않는 소모적인 대립은 없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장은 항상 냉정해야 하고, 어떠한 외풍에도 평상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시정에 대한 반발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반발을 반말로 대응하는 것은 행정 수장이 가져야 할 자세는 아닌 것 같다. 시정에 대한 '태클'이 있으면 가능한 귀 기울여 듣고 이해와 설득부터 시키는 것이 시장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된다. 시민들은 화난 시장보다는 부드럽지만 흔들림 없는 올곧은 시장상을 바라고 있다.
이번 기회에 시의원들도 스스로를 반추해야 할 것이다. 시정에 대한 견제와 균형은 응당 해야 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정책을 따지라고 대변인 역할을 맡긴 것이지 시장과 싸움하라고 뽑아준 것이 아니다. 한편으론 시장의 '감정'을 쓴소리로 여기는 깊은 가슴도 필요하다. 시장과 시의원들은 시민들이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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