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대구은행 '홀로서기'

他은행에 인수·합병설 "근거 없는 소문" 일축

금융의 덩치를 키우자는 자본시장통합법이 만들어졌다. '금융지도'를 바꿔 놓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려온다. 결국 '큰 은행'은 살아남고, '작은 은행'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터져나오고 있다.

그래서 대구은행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구경북지역 '으뜸은행'이라고 자부하는 대구은행이 이 험한 파도속에서 과연 홀로 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화언 대구은행장을 19일 오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리고 2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누며 물어봤다. 대구은행, 어떻게 될 것이냐고.

"다른 은행에 '먹히는' 일은 결단코 없을겁니다. 대구은행이 다른 은행을 인수·합병(M&A)하는 일은 생길 수 있습니다.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은행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대구은행은 자신감을 갖고 있습니다. 지역민들에게 지방은행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계 여러 선진국에서도 지방은행이 존립하면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7일 창립 40주년을 맞는 대구은행은 대구경북지역민들의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대구은행은 결코 흔들림이 없을겁니다."

그는 대구은행이 몸집을 키우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대구은행이 다른 은행에 인수·합병된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

"은행 경영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고 얘기하지만 대구은행은 올해 2천800억 원의 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방은행이라고 대구은행을 얕보면 안됩니다. 지방이라는 '핸디캡'을 갖고 있지만 세계를 바라보고 영업을 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국제금융부문에서 대구은행은 지난해보다 300% 성장을 했습니다. 이래도 지방은행이라며 한 수 아래 상대라고 얘기하나요?"

그는 벤치마킹 대상이 GE라고 했다. 세계 초일류 기업을 바라보며 대구은행을 경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달 7일이면 대구은행이 마흔살이 됩니다. 마흔살된 은행이 생일을 그대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다음달 1일 대구은행 본점 야외 열린광장을 새로이 단장,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킵니다. 대구은행은 은행 내부 사적 공간까지 대구경북지역민과 공유합니다. 이러한 경우는 전국 어떤 은행에서도 보기 힘든 사례입니다."

이 행장은 대구경북지역민들에게 더욱 편리한 은행이 되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엄청난 '채찍'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내부의 단련이 고객들에 대한 제대로된 서비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끊임없는 내부 개혁을 하고 있습니다.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최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직원들에게 엄하게 합니다. 성과관리를 확실히하고 있습니다. 어물쩍 넘어가는 경우가 없습니다. 지역민들이 대구은행을 이용하면서 느끼실겁니다. 끊임없이 단련한 생산성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넓혀갑니다. 올해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지점 신설을 했고, 내년에도 10곳 이상의 지점을 낼 예정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가장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은행이 대구은행이라는 생각은 더욱 확고해질겁니다."

그는 대구은행을 지켜봐달라고 했다. 아무리 험한 파도가 닥치더라도 거뜬히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했다. 100년 은행으로 우뚝 서겠다는 것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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