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혹시 나도 갈아탈 수 있을까?

올해 유난히도 날씨의 변덕이 심했다. 열대야가 오래 지속되는가 하더니 때늦은 비가 오래 내리고 이어지는 태풍의 북상소식에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추석 며칠 전부터는 가을의 서늘함 대신 늦여름의 더위를 연상케 하는 날씨가 계속됐다. 오랜 비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농사를 망칠까 걱정했다. 그런데 다시 따스한 햇살을 보면서 풍성한 수확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따뜻한 날씨와 풍성한 수확의 기대에도 불구, 지역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생각하면 마음이 어두워진다. 연초 2011 세계육상경기대회를 유치하고 한미FTA 타결에 따른 수혜업종으로 지역의 주업종인 기계, 자동차부품 업종이 거론되면서 지역경제의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며 다들 즐거워했었다.

그러나 건설경기의 하강으로 미분양아파트가 증대하는 등 눈앞의 현실은 밝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최근 경북도 경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 내 전체기업의 47.5%만이 추석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이라 한다. 지난해의 78.8%에 비하여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만큼 지역기업의 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겠다.

최근 각종 연구기관이나 언론 등에서 미국 서브프라임발 신용경색의 영향으로 전 세계 경제가 어려워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EU의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실물경제의 악화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당국도 그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그 영향이 적을 거라고 진단되지만 어려운 지역경제입장에서는 크게 위로가 되지는 못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서민들의 살림살이도 어려워진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어렵게 살아가다 보면 뜻밖의 사정으로 급전이 필요한 경우 원하지 않으면서 고리사채의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 우리는 길가면서 받는 명함형 안내장이나 전단지 또는 전자우편이나 문자서비스를 통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쯤 간단하게 대출받을 수 있다는 광고를 수시로 접한다.

일부 대형 대부업체는 전국 일간지 컬러광고로 '보름엔 보름간이자가 없다'는 문구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현혹한다. 급전이 필요할 때 이러한 광고가 자연히 먼저 머리에 떠오르지 않겠는가?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알아보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분들이 정보의 부족으로 고리사채의 덫에 빠질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분들을 위하여 한국이지론(www.egloan.co.kr)에서 제공하는 맞춤대출서비스가 제격이다.

한국이지론은 금융감독당국의 후원 하에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신협중앙회, 새마을금고연합회, 산림조합중앙회, 여신금융협회, 한국신용평가정보, 대부업협회 등이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다.

맞춤대출서비스는 동 회사가 고객의 신용정보, 신용평가기관의 신용점수 및 참여 금융회사 대출상품의 심사기준을 감안해 최적의 대출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300여 개의 금융회사가 참여하고 있고 1천여 개의 대출상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 개인이 개별금융회사에 알아보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최근에는 고금리 대부업대출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제2금융권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론을 제공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환승론은 고금리 대부업체 이용자 중 상환실적이 양호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데 당초 부실화를 우려하여 매우 엄격한 조건을 적용하였으나 지난달부터 이를 상당히 완화하면서 대출승인율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또 환승론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이 환승론 참여금융회사로 빠져나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대부업계에서 스스로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고 하니 예상외의 긍정적인 효과인 셈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환승론은 미봉책이므로 차입자에게 부과할 수 있는 법상 최고금리를 크게 낮추어 고금리사채를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법으로 금리를 내리누른다고 고금리사채가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하로 숨어들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경제문제는 당장 효과가 낮은 것처럼 보여도 경제 원리에 따라 해결해야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 작아 보이지만 효과가 있는 제도나 방법을 찾아내어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의 계절을 맞이하여 정치논리에 따라 겉으로는 화끈한 효과가 있는 듯이 보이지만 나중에 후유증이 크게 남는 해결책이 남발되지는 않도록 경계해야 하겠다.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혹시 나도 갈아탈 수 있을까?' 한번 확인해 봄직하다.

이강세(금융감독원 대구지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