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양' 시장이 다시 돌아왔다.
올해 가을 분양 시장은 어느 때보다 혼전이 예상된다. 악재와 호재가 뒤섞여 있는데다 넘쳐나는 미분양에 신규 분양까지 가세함에 따라 시장 상황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탓이다.
정부가 지방 대도시에 대한 규제책을 잇달아 풀고 있지만 '분양 시장'이 예전 분위기를 되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 사상 최고치를 넘나들고 있는 미분양 물량이 신규 시장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실수요자 입장이라면 미분양 물량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쌓인 미분양 물량 중에 눈여겨볼 만한 단지들이 있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사 장백 박영곤 대표는 "현재 미분양 물량 중에는 분양 가격은 2년 전과 동일하지만 분양 조건은 훨씬 좋은 단지들도 있다."며 "실수요자라면 조건을 따져 미분양 물량을 살펴본다면 내집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미분양 물량은
지난달 현재 대구 지역 내 미분양 아파트는 1만 2천75가구. 지난해 6월 6천100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구·군별 미분양 물량은 달서구가 가장 많은 5천 가구, 수성구가 2천500가구며, 동구와 달성군이 1천800가구와 1천 가구, 북구와 중구가 700여 가구, 남구와 서구가 각각 300여 가구 정도 등이다.
주택업체들은 "지난해 가을 이후 신규 분양한 단지 중 일부를 빼고는 로열층이나 가격을 불문하고 대부분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상태"라며 "신규 분양 단지 못지않게 위치나 가격, 조건 등이 다양하다."고 밝혔다.
전체 미분양 물량을 규모별로 따져보면 60㎡(전용면적 기준) 이하는 300여 가구, 60㎡ 초과 85㎡ 이하는 4천200여 가구며 85㎡ 이상이 7천400여 가구로 전체의 50%를 넘어서고 있다.
구·군별 주요 미분양 물량을 보면 수성구는 지난해 봄철 분양한 수성 3가 지역, 롯데와 코오롱, 쌍용 단지 중대형 평형이 남아있으며 상동 동일하이빌과 시지 지역 내 우방유쉘과 SD 아이프라임, 보국 웰리치 잔여분이 남아있다.
수성구 지역은 올 1월 사월 우방 유쉘 분양을 끝으로 9개월째 신규 분양이 중단된 상태로 중소형 미분양 물량은 상당 부분 소진된 상태며 중대형 평형 위주 미분양이 상대적으로 많은 상태다.
달서구는 말 그대로 미분양이 '분양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 들어 분양한 감삼동 대우 월드마크 주상복합 단지를 비롯, 상인동 화성파크 드림과 성당 주공 단지 내 미분양이 평형별로 남아 있으며 월배 지역은 지난해 이후 분양 신규 계약이 급감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그대로 쌓여 있다.
그러나 북구 칠곡이나 동구 지역은 미분양 물량 중 중소형은 저층 위주로 남아있으며 중대형은 상대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상태다.
◆분양 조건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분양 조건 변경에 들어가면서 주택업계에서는 '더 이상 내놓을 것'이 없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분양 조건을 내건 단지들이 많다.
대다수 단지들이 계약금 5%, 무이자나 이자 후불제,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을 내걸고 있으며 수성 3가 롯데 캐슬 등 일부 단지는 입주 후 잔금 유예 상품까지 등장했다.
SD건설 금용필 이사는 "분양 가격이 2005년 연말이나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분양 조건 변경으로 실질 분양가는 오히려 내려간 셈"이라며 "조건 변경에 따라 중대형은 3천~5천만 원, 중소형은 2천만 원 정도 분양가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을 분양 시장을 앞두고 또다시 조건 변경에 나서는 단지들도 하나둘 증가하고 있다.
쌍용은 전 미분양 단지 계약자에 대해 '마티즈' 승용차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우는 감삼동 '월드마크' 단지에 대해 입주시 '프리미엄' 보장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업체마다 내거는 조건이 비슷하지만 입주날짜 등에 따라 실질적인 가격 차이가 상당 부분 발생하며 같은 단지라도 층이나 방향에 따른 가격 차이도 많다."며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이 있다면 조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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