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연금에 대한 국고지원은 대폭 줄이면서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국고보조금을 대폭 올리는 것은 한마디로 語不成說(어불성설)이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국민연금관리공단 관리운영비의 국고 지원을 38%에서 5%로 삭감하기로 했다. 관리운영비의 5%(188억 원)만 국고지원하고 나머지 95%(3천584억 원)는 국민연금기금으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응당 책임져야 할 몫을 국민에게 떠넘기겠다는, 괴상망측한 셈법 아닌가.
국고지원액의 격감 이유 또한 납득하기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공단 관리운영비 지원예산을 싹둑 잘라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기초노령연금제도의 재원에 보태겠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미봉책이다.
더군다나 정부는 공무원연금'사학연금의 재정적자에 대해서만큼은 내년에도 전액 보전해 준다 한다. 그것도 지원금을 대폭 올려서. 공무원연금은 올해보다 30.4%나 올린 1조 2천684억원, 사학연금은 27.1% 올려 4천815억 원을 각각 보조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에 개혁의 칼날을 들이댔던 정부는 매년 막대한 적자를 내는 공무원연금'사학연금에 대해서는 여전히 복지부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같은 수준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의 맹공 앞에서도 여전히 이렇다 할 개혁의 청사진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이해 못할 차별에 일반 국민들은 심한 소외감마저 느끼고 있다.
임시땜질식 복지, 무원칙 복지는 이 정부가 재원 창출의 확실한 청사진 없이 포퓰리즘적 복지 확대를 서두르는 데 따른 결과다. 삭감된 국민연금관리공단 운영비마저 애꿎은 국민에게 전가한다면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더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공단 운영비 대폭 삭감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 국민은 '봉'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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