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로서는 전국 최초로 문경의 문경새재와 토끼비리, 영주의 죽령 옛길, 강원도의 구룡령 옛길 등 옛길 4곳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이 된다.
문경시는 11일 "문화재청으로부터 '전국 옛길 자원조사 계획'에 따라 문경새재 등에 대한 명승 지정 예고를 통보받았다."며 "명승으로 지정 예고하면 한 달 뒤에 열리는 문화재위원회에서 지정 고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문경읍 상초리에 위치한 조령 옛길인 문경새재는 조선 태종 14년(1414년)에 관도로 개통되면서 영남과 기호지방을 잇는 영남대로(嶺南大路) 중 가장 유명한 구간으로 세종실록지리지나 동국여지승람 등에 기록돼 있다. 특히 조선시대 영남지방 선비들의 한양 과거길로 유명하며, 경북도 기념물로 지정돼 있었다.
국내 옛길 가운데 가장 오래된 문경 마성면 신현리 일대 토끼비리(관갑천 잔도)는 석현성 진남문에서 오정산과 영강으로 이어지는 산 경사면에 만들어진 천도(遷道·하천변의 절벽을 파내 건설한 길)로 영남대로 옛길 중 가장 험한 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비리'란 낭떠러지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으로 과거 군사적 교통로로 매우 중요했던 이 고갯길은 고려 태조 왕건이 남쪽으로 군사를 끌고 내려오다 이곳에서 길이 없어지자 토끼가 벼랑을 따라 길을 열어줬다고 해 토끼비리로 불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주 풍기읍 수철리 일대의 죽령 옛길은 삼국사기와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신라 아달라왕 5년(158년)에 만들어진 길로 신라 충신 죽죽(竹竹), 고구려 명장 온달 등에 대한 전설이 얽혀 있다. 충청도와 경상도를 가르는 소백산맥 등줄기에 위치해 단양을 연결하는 죽령 옛길은 삼국시대 신라·백제·고구려 삼국의 불꽃 튀는 격전장이었고 1900년대 초반까지 경상도 동북지역 사람들의 서울 왕래길로 애용됐으나 수십 년간 수풀더미에 묻혀 있다 1999년 영주시에 의해 다시 뚫렸다.
문화재청은 또 강원 양양과 홍천을 연결하는 구룡령 옛길도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이번 명승 지정 후보군에서 탈락한 청도 팔조령, 대전 동구 닭재, 부산 기장 옛길, 화순 너릿재 등 4개소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지정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경시 엄원식 학예사는 "최근 산업화와 개발화에 밀려 잊혀 가던 옛길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화재로 인정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문화재로서 가치가 높은 옛길을 보존하고 복원해 후손들에게 잘 물려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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