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경찰서가 4년 전 알고 지내던 사람을 흉기로 때려 살해하고 암매장한 사건 피의자를 검거(본지 12일자 8면 보도)할 수 있었던 것은 수사과 오상민(43) 경사와 정억수 경장(35)의 정보 수집 능력과 끈질긴 집념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하다 알고 지내던 사람으로부터 "A씨가 2003년 태풍 '매미'가 있을 무렵 사람을 죽여 산에 암매장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후 수개월 동안 경산지역의 폭력배들을 상대로 A씨를 찾았으나 확인할 수 없었다. 몇 개월을 흘려 보낸 뒤에야 S씨의 어릴 적 이름이 A씨인 것을 알아냈다.
용의자의 신원이 확인된 이후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 9월 S씨가 2003년도 하반기에 교통사고를 낸 것을 확인했다. 교통사고를 낸 사람과 차주의 이름이 달랐다.
차주를 조회한 결과, K씨(당시 32세·대구 달서구 월성동)는 2003년 9월 12일 가출신고가 돼 있었다.
둘 사이의 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수사는 다시 답보 상태를 거듭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다른 범죄 수사를 하다가 결정적 제보를 받았다. 'S씨가 사람을 죽여 암매장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는 말을 들었다는 사람이 나왔다.
두 형사는 S씨가 범인일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 그가 교도소에 복역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3월 교도소에 면회를 가 신분을 밝히고 범행 일체를 자백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S씨는 완강히 부인했다. 계속해서 면회를 하면서 설득을 하자 심경의 변화 기미가 보였다. 이달 말 그가 세례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 낸 형사들이 고해성사를 제시하자 그는 4년간 묻어 두었던 범죄 사실을 들어냈다.
2002년 12월 평소 알고 지내던 K씨에게 '양주판매업에 투자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며 3천만 원을 투자하도록 했으나 뒤늦게 K씨가 투자금을 돌려 달라고 독촉하자 2003년 9월 7일 오후 11시 10분쯤 경산 남천둔치에서 흉기로 살해하고 경산 진량읍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11일 오후 암매장 현장에서 K씨의 시체를 발굴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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