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뻥축구'…한국 올림픽축구, 시리아와 비겨

조 선두 지켰지만 바레인과 승점 1점차 본선행 위태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나아가야 할 경기에서 반 걸음 나아가는 데 그쳤다. 17일 밤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알 아바세옌 경기장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B조 4차전에서 한국은 우세한 공세를 펼치고도 시리아와 득점없이 비겼다. 한국은 3승1무를 기록, 승점 10점으로 조 1위를 지켰지만 조 2위 바레인이 이날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 3승1패, 승점 9점으로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한국은 다음달 1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경기에서 이기고 11월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바레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한 비겨야 조 1위팀에만 주어지는 베이징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낼 수 있다.

박성화 한국 감독은 이날 8개월 만의 올림픽 예선 전 출전으로 관심을 모은 박주영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 김승용과 투 톱을 이루게 하고 이근호, 이상호를 좌·우 측면 공격에 나서게 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압도적이지 못했다. 전반 13분 박주영의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20분에는 이상호가 오장은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골대 바깥쪽을 맞고 말았다.

신중한 박 감독은 미드필더 백지훈과 오장은에게 공격 가담보다는 시리아 공격을 차단하는 데에 주력하게 했고 이 때문에 한국의 공격은 힘이 실리지 못했다. 또 그라운드가 고르지 않아 한국 선수들이 볼을 컨트롤 하는 데 애를 먹었고 패스가 자주 끊기는 원인이 됐다.

후반 들어 7분과 16분 백지훈과 김승용을 이청용과 서동현으로 교체한 한국의 공격은 좀 더 활기를 띠었다. 이청용의 오른 측면 공격이 살아났고 188cm의 장신 스트라이커 서동현은 포스트 플레이에 나섰다.

박주영은 직접 슛을 날리기보다는 폭넓은 시야로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 여러 차례 좋은 상황을 만들어냈다. 후반 16분, 시리아 문전 앞에서 빠져 들어가며 받은 패스를 문전 가운데로 연결했으나 상대 수비에 걸렸고 감각적인 힐 패스와 헤딩 등으로 특유의 감각을 빛냈다.

이날 돋보이지 못했던 이근호는 후반 20분, 길게 넘어온 크로스를 골키퍼 앞에서 결정적인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몸에 걸리고 말았고 32분 서동현의 헤딩 슛이 빗나간 뒤 38분에는 박주영, 서동현, 이상호가 문전 혼전 중 잇따라 슛을 날렸으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따금 반격에 나선 시리아는 39분 기습적인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혀 한국 벤치의 가슴을 철렁거리게 했고 한국은 인저리 타임때 이청용의 발리 슛이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C조에선 카타르가 일본을 2대1로 제압, 2승1무1패(승점 7)로 동률이 됐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조1위로 올라섰고 같은 조의 사우디아라비아는 베트남을 2대0으로 눌러 일본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A조에선 호주가 레바논과 득점없이 비겨 이라크에 이어 조 2위에 머물렀고 북한은 이라크와의 홈 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겨 1무3패로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