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7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7'이 열흘 더 연장된다. 엑스포 조직위는 당초 10월 26일까지 열기로 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11월 5일까지 열기로 결정했다. 잦은 비에도 개장 38일만에 100만 명이 다녀간데다 단풍철에 맞춰 엑스포를 관람하겠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시 엑스포 공원을 방문한다면 굵직굵직한 공연'전시뿐만 아니라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알려지지 않은 즐거움이 곳곳에 숨어 있다.

◇ 소풍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은 그 자체로 휴식공간이다. 이전까지 엑스포 공원은 넓기만 할 뿐 마땅히 쉴 곳이 없었다. 그러나 총 10만 그루에 달하는 나무를 심으니 비로소 '사람의 공간'이 생겼다. 공원 곳곳에 자리를 깔고 앉아 식사를 즐기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풍경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돗자리 위에 배를 깔고 엎드려 글짓기를 하는 아이들 표정은 진지하고 즐겁다.

중년의 경주 아주머니들은 엑스포 공원으로 소풍을 왔다. 김밥도 말고, 과일과 음료수도 준비했다. "느긋하게 앉아 식사를 즐기노라면 구경거리가 펼쳐지니 이보다 나은 나들이 장소도 드물어요." 엑스포 공원으로 소풍 나온 경주 아주머니들의 평가다.

◇ 꽃

지금 엑스포 공원은 국화와 황화 코스모스가 지천이다. 공원이 워낙 넓으니 국화향이 가득하다고 말하면 과장이다. 스쳐 지나가지 말고 쪼그려 앉기만 하면 가을 국화향기에 젖을 수 있다. 국화인 다륜대작 외에 12종 4만 1천 200본의 꽃이 공원을 노랗게 혹은 붉게 밝히고 있다. 특히 첨성대 영상관 옆 황화 코스모스는 기념 촬영장소로 인기가 높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꽃밭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자, 조직위측은 아예 꽃밭 가운데 '포토 존'을 설치했다. 임병준 엑스포 공원조성 담당자는 "모종도 내고, 그 밑에 씨도 뿌렸다. 그래서 먼저 핀 꽃도 있고 나중에 피는 꽃도 있다. 이 가을 내내 공원에는 꽃이 필 것이다."라고 했다. 황화 코스모스는 다른 데서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꽃이기도 하다. 꽃의 매력에 빠진 주부들은 씨앗을 훑으며 "내년에는 우리 집 화단에서도 특별한 꽃을 볼 수 있겠다."며 웃는다.

◇ 이색식사

엑스포 공원내 '세계 음식관'은 낯선 음식향기로 가득하다. 돼지목살과 오겹, 닭고기와 소세지, 셀러드가 함께 나오는 브라질 '츄라스코 코스', 브라질 소주인 '까이삐리냐'도 맛볼 수 있다. 양갈비 굽는 연기는 보기만 해도 즐겁다.

한쪽에는 멕시코 타코와 터키 닭고기 케밥, 인디아의 탄두리 치킨, 시크카밥, 치킨 비라아니 등이 손님을 기다린다. 태국식 해장국인 똠양꿍, 해물 온면, 일본의 냉모밀 국수와 생선구이 정식인 야끼자까나, 장어구이인 우나기 등도 한자리에서 먹어볼 수 있다. 거의 대부분 음식들이 3천 원∼8천 원 선으로 이색요리인 점을 감안하면 큰 부담이 없어 보였다.

◇ 실크웨이

경주엑스포 공연 중에는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백결공연장에서 열리는 '실크웨이 공연'과 '세계공연예술축제'는 감동 그 자체다. 꼭 챙겨보실 것을 권한다. 청소년들과 어린이들은 백결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월드 B-boy 페스티벌'에 특히 열광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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