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르치며 매출도 쑥쑥" 사장님 겸 강사님들

▲ 홍성철 구두·가방종합병원 사장, 와인 매장
▲ 홍성철 구두·가방종합병원 사장, 와인 매장 '인비노' 허백영 사장(사진 위로부터).

매장을 운영하면서 뭔가 허전함을 느끼는 경우가 더러 있다. 불황일수록 그런 허전함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교육을 추가하면 어떨까. 그 분야에서 본인이 남들을 가르칠 만큼의 지식만 쌓아두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장사와 교육을 겸하면서 좀 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남들을 가르친다는 보람도 느낄 수 있다.

◆명품 수선 현장에서 가르친다

대구시 수성구 수성동1가에서 '홍박사 구두·가방종합병원'을 운영하는 홍성철(53) 사장은 30년 가까운 수선 경력을 가졌다. 그는 1980년부터 알음알음 수선을 배워 여기저기 가게를 옮겼고 2000년부터 지금의 가게에 정착했다. 그러면서 일반 수선을 그만두고 명품 수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가게로 꾸렸다.

"일반 수선의 경우 점점 수요가 주는 반면 사회생활이 전반적으로 고급화되면서 명품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과감히 명품 수선 전문으로 바꿨어요." 이를 위해 틈틈이 외국 전문서적도 보고 연구소도 견학하는가 하면 실습도 하면서 명품 수선의 노하우를 키워갔다. 하지만 홍 사장은 욕심이 났다. 일단 시작한 일이면 이 분야에서 '최고'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고 구두나 가방 관련 수선 전문 서적이나 학원 시스템이 없어 그쪽으로 개척하고 싶었던 것.

그런 꿈을 꾸는 중 홍 사장의 실력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명품 수선 개인 교습. 실습생들은 한 명 내지 두 명으로 한 팀을 이뤄 매일 홍 사장과 같이 출근해 고객관리부터 수선 방법 등을 어깨 너머로 배우고 있다. 한마디로 현장 교육이 된다는 것. 이를 통해 지금까지 15명 정도가 수료를 했다.

홍 사장은 "교육도 같이 하면 부가 수익은 물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보람도 함께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와인 팔면서 강좌도 열어

유통업계에 몸을 담은 허백영(35) 씨는 2005년 와인 매장인 '인비노'를 열면서부터 별도로 교육장을 만드는 등 와인 교육을 생각했다. 허 사장은 "교육도 하나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강좌를 마친 사람들이 매장의 고정고객이 되고 입소문을 통해 매장 홍보를 해준다는 것. 교육이 매장 매출에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허 사장은 믿고 있다.

강좌는 일주일에 한 차례. 와인 양조나 와인 분류, 와인의 품종, 레이블 읽는 법 등 와인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가르친다. 허 사장은 "와인을 알고 마시는 것하고 모르고 마시는 것은 천지 차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강좌를 수료한 사람만 700여 명. 이들은 기수 모임도 하면서 친목도 쌓고 있다는 것.

허 사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보다 교육을 통해 매장 이미지가 올라가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뿌듯함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에 와인에 대해 전혀 몰랐던 고객이 교육을 받고 난 뒤 한 번씩 매장을 찾아와 전문 용어를 사용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것.

허 사장도 교육을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그 분야에 대해 많은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허 사장은 경남정보대에서 소믈리에 과정을 이수했고 일주일에 한 차례씩 와인을 주제로 직원들과 토론도 한다. 웬만한 외국의 와인 생산업체와 박람회 등도 방문하면서 꾸준한 공부를 하고 있다. 허 사장은 앞으로 와인 전문업체를 한 번 해보는 것이 꿈.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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