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친구들아, 그때 행복했던것 같아

가을운동회는 동네잔치이자 면민 잔치였다. 지금 농촌은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고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었지만 내가 학교에 다니던 40년 전에는 교실이 부족하여 2부제 수업까지 했었다.

내가 살던 청리면에는 중학교가 하나, 초등학교가 둘 있었다. 그래서 운동회도 매년 하는 것이 아니라 3년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했다. 그러다 보니 운동회 날은 정말로 잔칫날이었다. 대부분 학교까지의 거리가 멀다 보니 늘 뛰어다니거나 걸어다녔기에 마을 친구들 중 달리기를 못하는 친구가 없었다. 그렇기에 마을대표 달리기 시합이 열리면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치며 응원을 했다.

마을 대표 달리기 선수로 나갔던 나는 최선을 다해 달렸고, 어머니는 딸이 동네 어르신들 앞을 달릴 때 좋아하시며 박수 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친구들아! 그때는 달리기 하나만으로도 참 행복했던 것 같다. 그치.

이성자(경북 성주군 벽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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