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에이스 김승현 잃은 오리온스, 돌파구 찾을까?

에이스를 잃은 데다 기대주는 침묵 중이다. 대구 오리온스는 리그 최고의 경기 조율과 속공 전개능력을 가진 포인트가드 김승현이 허리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한 가운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던 이동준의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쳐 시즌 초반부터 고민에 빠졌다.

당초 장신에다 외국인 선수에 버금가는 힘과 탄력을 앞세워 오리온스의 약점이던 높이를 극복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3경기를 치른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3경기 평균 6.3점을 넣었고 리바운드는 5.0개. 특급 신인치고는 평범한 성적이다. 신인왕 경쟁자인 함지훈(울산 모비스)과의 대결에서도 밀렸다. 18일 맞대결에서 함지훈은 18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이동준은 5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특히 시범 경기 때와 달리 공격에서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슛 자세는 다소 엉성하고 중거리슛의 정확도도 떨어진다. 3번(스몰 포워드) 자리를 전담할 선수가 마땅치 않은 오리온스는 해외 리그에서 가드와 포워드를 오갔던 이동준이 외곽 공격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직까지는 강점으로 여겨지던 골밑에서조차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

이동준에 대해 이충희 오리온스 감독은 "세기와 경험에서 부족하다. 국내에서 대학 4년을 모두 마치고 왔으면 좀 더 성숙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훈련 자세가 성실하고 노력파여서 늦어도 2~3년 후에는 최정상급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무기인 김승현이 빠진 팀 사정을 감안할 때 오리온스는 당장 이동준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 때문에 이동준은 팀 내 공격 패턴, 공·수에서 위치 선정 등 한국 프로농구 무대에 하루 빨리 적응할 필요가 있다. 잠재력은 충분한 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벗고 팀 동료들과 호흡에 좀 더 신경 쓴다면 경기를 치를수록 달라진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26일 오리온스의 홈경기 상대는 원주 동부다. 동부에는 국내 최고의 빅맨 김주성이 버티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뛰지 못하는 2, 3쿼터에 이동준은 김주성과 맞대결을 벌여야 한다. 객관적 평가에서 실력과 경험 모두 뒤지는 이동준이 김주성을 상대로 어느 정도 버텨주느냐에 따라 승부의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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