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신축 아파트.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범어천 미복개 구간과 맞물려 있는 탓이다. 말라버린 하천 바닥 곳곳에는 생활 쓰레기까지 넘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때문에 4일 전 준공허가가 난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미복개 구간을 덮어 냄새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집단 민원을 수성구청에 넣었다. 아파트 경비원은 "비가 오면 다소 덜하지만 평소에는 냄새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라며 "바람이 선선해지면서 냄새가 더 독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천 미복개 구간에 대한 '악취' 민원이 끊이질 않아 수성구청이 근본 해결책으로 자연형 하천 복원 사업을 대구시에 건의하고 있지만 사업비와 타당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성구청에 따르면 범어천(수성구 범물동~두산오거리~어린이회관~신천시장~중앙경영정보고~신천, 6㎞) 미복개 구간은 두산오거리~어린이회관 1.4km와 중앙경영정보고~신천 423m 두 구간. 해마다 냄새 때문에 못살겠다며 하천을 덮어달라는 주민 불만이 높지만 "더 이상 도심 하천을 복개하지 않는다."는 정부 정책에 따라 구청에서는 아무런 해결 방법이 없는 형편이다. 구청 관계자는 "범어천 미복개 구간을 따라 아파트가 하나 둘 들어서면서 냄새 민원이 더욱 집단화되고 있지만 구청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다만 근본 해결책으로 범어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대구시에 계속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시는 자연형 하천 복원 사업이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대구시가 끝낸 범어천 자연형 하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결과 수량, 수질, 공간 요건 등을 고려할 때 범어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기가 어렵다는 것. 마른 하천인 범어천의 수량이 너무 적고 수질도 나빠 수중 생물이 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양쪽을 옹벽으로 막아 놓은데다 공간까지 좁아 막대한 사업비를 필요로 한다는 것.
대구시 관계자는 "도시 발전과 시민들을 위해서 언젠가는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해야 하겠지만 그 시점이 몇 10년 뒤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냄새 고통은 우·오수 분리시설이나 하천 정화 작업을 통해 하나 둘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험지 경북' 찾은 이재명 "제가 뭘 그리 잘못을…온갖 모함 당해"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홍준표 "탈당,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에…잠시 미국 다녀오겠다"
국민의힘, 단일화 추진 기구 구성…"한덕수 측과 협상"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전문]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