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승세 불붙은 포항, 체력 회복이 최대 관건

4일 챔프결정전 1차전 전망

고달픈 여정을 달려온 포항 스틸러스가 4일 오후3시 포항전용구장에서 성남 일화를 상대로 대망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무대에 선다. 2007삼성하우젠 프로축구 K리그 포스트 시즌에서 포항은 경남FC, 울산 현대, 수원 삼성을 차례로 누르고 1992년 이후 15년 만에 네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포항은 1986년, 1988년 우승, 1992년 정규리그와 1996년 FA컵대회 우승을 끝으로 국내 리그와 FA컵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2004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수원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포항은 리그 우승과 함께 FA컵대회 결승에 진출, 25일 전남 드래곤즈와 1차전, 12월2일 2차전을 앞두고 있어 사상 처음인 2관왕도 노리고 있다.

포항은 포항 아톰즈 시절이었던 1995년 하이트배 한국프로축구대회 챔피언 결정전에서 당시 천마 일화였던 성남과 맞붙어 1, 2차전을 1대1, 3대3으로 비긴 후 3차전에서 0대1로 져 정상 일보 직전에서 물러났던 기억이 있다. 포항은 당시 황선홍, 라데 등 최고의 공격진을 갖추고 있었으나 연장전에서 이상윤에게 골든 골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성남은 당시 리그 3연패를 이룩하는 등 최강으로 군림했었다.

10년이 넘은 시간이 흘렀지만 성남은 역시 최강자의 지위에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성남은 촘촘한 포백 수비를 기반으로 김두현, 최성국, 이따마르 등이 나서는 4-4-2 전형으로 승리를 구가했으며 잘 지지 않을 정도로 끈끈한 팀 컬러도 갖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SK 와이번스를 우승시킨 김성근 감독처럼 김학범 성남 감독도 축구 밖에 모를 정도로 자나깨나 상대를 연구하고 준비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성남은 그러나 포항에 패한 수원처럼 아킬레스 건도 갖고 있다. 수원의 골키퍼 이운재가 '음주 파문'으로 정신적 안정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출전했듯이 성남 수비의 1차 방어선이자 공격의 출발점인 김상식 역시 '음주 파문'의 당사자로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얼마 만한 경기력을 보여줄 지 관심을 모은다. 체력은 비축됐지만 경기감각이 떨어진 점도 숨길 수 없다.

이에 비해 포항은 연전의 피로에 지친 상태에서 나흘 만에 다시 챔피언결정전을 갖게 돼 경기 감각은 살아있지만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지 않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전력이 낫다는 평가를 들은 울산과 수원을 좋은 경기 내용으로 연파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고 선수들의 사기도 올라 있어 성남으로서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은 스타급 선수들을 내보낸뒤 박원재, 최효진, 황재원, 황진성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과 따바레즈, 조네스, 슈벵크 등 브라질 선수들을 조화시키며 성과를 이끌어내 지도력이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 식의 짧고 빠른 패스와 측면 돌파, 2선 침투 등을 특징으로 하는 '파리아스 축구'가 성남 마저 잠재울지 관심을 모은다. 성남이 상대 전력을 분석, 대비하는 데 능한 팀인 만큼 파리아스 감독의 전술 변화도 배제할 수 없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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