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는 평등하다/론다 쉬빈저 지음/조성숙 옮김/서해문집 펴냄
과학계에서 지워진 여성의 역사를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여성 과학사를 되살리는 한편 과학이 젠더 이론에 미친 영향을 고찰하고 사회, 문화, 정치적으로 이미 형성된 가치관에서 과학이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묻는다.
저자는 르네상스시대 여성도 학문에 활발히 참여했지만 프랑스혁명 후 '아이를 낳아서 기르는 것이 자연이 여성에게 부여한 본성이자 역할'임을 내세운 이상적 어머니상이 대두하면서 여성은 주류 과학계에서 배척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여성은 오랫동안 정규교육을 받을 수 없었고 새로운 학문적 흐름을 공유할 동료도 없었다. 그러나 근대 과학자들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성의 지적 능력을 정의했으며 과학을 남성적인 것으로, 비과학적인 것을 여성적인 것으로 취급했다는 것.
볼테르의 연인으로 더 잘 알려진 물리학자 에밀리 뒤 샤틀레는 "내가 왕이 된다면 인류의 절반을 봉인하는 악습을 뜯어 고치겠다. 나는 여성도 인간의 모든 권리를, 무엇보다 배움의 권리를 누리게 할 것"이라며 배움에 대한 응어러진 갈증을 호소했다. 저자는 근대과학이 배척한 것은 여성 뿐만이 아니라 '여성적'이라고 여기는 것 모두였다고 강조한다. 456쪽, 1만 4천500원.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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