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다문화 사회, 탈민족주의 사회라고 부른다. 굳이 외국인 100만 시대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초·중·고에 재학 중인 국제결혼가정의 자녀수가 13,445명(2007.4월 교육부 통계)에 이르고 있고, 1990년도에 1.2%에 불과하던 국제결혼가정이 2006년도에는 11.9% (2006, 통계청 자료)로 증가한 점만 보더라도 우리 또한 다문화 사회에 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면서 이들 가정의 자녀 교육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대인관계가 무척 소극적이며 자신들의 특성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하는 등의 학교부적응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학교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며 학업 능력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얼핏 보면 이 두 가지 문제는 비단 다문화 가정 자녀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존재해왔던 문제이기도 하므로 그 해결 방법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개인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다문화 가정 자녀라는 한 공동체의 문제이며 그 원인도 훨씬 포괄적인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보편적으로 다문화 가정으로 통칭하여 부르고 있으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북한 탈주민을 일컫는 새터민 가족, 한때 코시안 이라고 불리었던 외국인 어머니 가정 또는 외국인 아버지 가정, 그리고 외국인 근로자 가정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들 가정마다의 특수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가령 교육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외국인 근로자 가정의 경우 이들 대부분 부모가 불법 체류자 취급을 받고 있어 학교에 입학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을 위한 법안이 발의 중에 있지만 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다. 또한 외국인 어머니 또한 국적이 일본,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아주 다양하여 가정마다 상황이 다른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학교 부적응 문제와 기초학력 부진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우선 외국인 근로자 가정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농촌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정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학교부적응의 문제는 자신의 생김새가 친구들과 다르다는 점, 어머니가 한국 사람이 아니라는 점 등으로 인해 유치원,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에게 놀림당하거나, 자기 스스로 위축되어 주변과 쉽게 동화되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이해 교육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지원활동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다문화 이해 교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문제 해결의 가장 핵심적 요소이며 현장과 밀착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다문화 가정을 위한 지원활동은 이들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살펴 어려운 점을 보살펴 주는 일을 말하며, 이는 또래 멘토링, 교사 또는 지역 인사, 대학생 등과의 멘토링제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어머니를 활용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운영이나 1일 교사 초빙 등 다양한 활동 참여 유도로 자신의 어머니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부끄럽다는 생각에서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으로 바꿀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기초 학력 부진 문제는 한국어를 잘 모르는 외국인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며 자라온 환경적 요인이 가장 주된 이유인데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이해력이 떨어지고 표현력이 미숙하다는 점이다. 이들 자녀들의 학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앞서 밝힌 멘토링제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보살핌과 동시에 학교 적응력을 키워나간다면 기초학력 또한 어느 정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이주 여성들을 위한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오리엔테이션이 필요하다.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다른 외국도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가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우리 또한 당분간은 다문화 교육 정책의 방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하지만 우선 학교 및 각 지역에서 지역 실정에 맞는 최소한의 방법을 찾아 꾸준히 실천해 나간다면 정책에 의해 크게 동요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 모든 다문화 가정 정책의 출발점은 우리 스스로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는 데서 출발해야 함을 꼭 명심하자.
박희성 춘양초교 다문화담당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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