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출마로 대선이 다자 구도로 치닫게 됨에 따라, 야권이든 범여권이든 후보단일화 여부가 승부를 가를 수 있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야권의 경우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와 무소속 이 전 총재 간의 단일화 여부가 관건인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어느 쪽 손을 들어줄 것인지 그리고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선후보 등과 이 전 총재 간 연대의 성사 여부 등이 단일화 향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범여권에서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이인제 민주당·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후보 간의 단일화 여부, 여기에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까지 가세할 것인지와 단일화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영향력이 미칠 것인지 등이 주목된다.
더 급한 쪽은 범여권일 것 같다.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범여권 후보들이 지지율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하면서 단일화 협상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 안에 태스크포스를 구성, 이인제 후보와 문국현 후보를 상대로 비공식 접촉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에서 단일화 압박을 받아왔던 이인제 후보도 7일 "후보가 하나로 되지 않고서는 한나라당을 이기는 길은 없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이었던 문국현 후보 역시 단일화 쪽으로 선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야권후보들을 겨냥한, 반(反) 부패연대를 고리로 후보들 간의 회동도 추진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나 DJ가 어떤 식으로든 단일화 과정에 개입할 것이란 얘기도 들리고 있다.
그러나 각 당과 후보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단일화 성사 때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있어 보인다.
이명박 후보와 이 전 총재 간에도 지지층이 겹쳐 범여권이 후보 단일화를 하게 되면 승부가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단일화 협상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이명박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한 여론과 이 전 총재 출마에 따른 비난 여론의 향배가 지지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일차적으로 주목된다. 또한 심 후보 등이 제안했던 이 전 총재 중심의 보수연대의 파장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대 관건은 박 전 대표가 어느쪽 손을 들어줄 것인지 여부. 한 여론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가 이 전 총재를 지원할 경우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고, 이 후보를 지지할 땐 두 후보 간 격차가 지금보다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선정국은 후보등록을 17일밖에 남겨두지 않은 8일 현재까지도 짙은 안개 속에 휩싸여 있다. 주요 후보들만 해도 7, 8명이나 되는 데다, 이들 중 상당수는 완주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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