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른눈 아가씨들의 '아름다운 파티'

대구서 자원봉사 멜리사·트레이시…소아암 환우·케냐 어린이돕기 축제

▲ 24일 자선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멜리사(왼쪽)와 트레이시.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24일 자선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멜리사(왼쪽)와 트레이시.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외국인들과 파티도 즐기고 어려운 아이들도 도우세요."

멜리사 보시오(Melissa Bossio·25)와 트레이시 맥마흔(Tracey McMahon·27) 씨는 요즘 한창 바쁘다. 24일 오후 6시 문화웨딩홀에서 열리는 '소아암 환우 및 케냐 어린이 돕기 자선 페스티벌'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 페스티벌의 수익금 전액은 우리나라 소아암 어린이와 케냐 어린이 돕기에 사용될 예정이다.

장소와 음식은 대구동남로타리클럽 후원으로 벨리댄스와 매직 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자원해서 펼친다. 이 모두가 멜리사의 작은 관심에서 비롯됐다. 대학졸업 후의 케냐 여행이 멜리사의 인생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는 3개월 동안 케냐 전역을 여행하고 마사르 청소년 스포츠 연합(mathare youth sports association) 프로그램에서 3주간 자원봉사했다. 처음엔 킬리만자로 주변의 야생동물에 관심이 많았던 그이지만 케냐 어린이들을 본 후 삶의 방향이 달라졌다.

"케냐의 어린이들은 콘돔이 뭔지도 몰라요. 슬럼가에서 버려진 콘돔으로 풍선을 불며 놀다가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곤 하지요. 길거리에 이런 아이들이 많아요." 그곳에서 3주간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청소를 해주며 교육을 도왔다.

그러는 동안 아이들을 사랑하게 됐다고. 그래서 내년 1월, 다시 케냐로 떠난다. 한국에서 만난 친구 트레이시와 함께. 트레이시는 멜리사를 통해 케냐를 알게 됐고, 지금은 자원봉사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트레이시도 멜리사와 함께 내년 8개월을 케냐에서 보낼 예정이다.

트레이시는 "봉사의 중요성은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잘 몰랐다."면서 영국으로 돌아가면 전공을 국제개발로 바꾸어 공부할 계획이란다. 사실 멜리사는 "자원봉사는 내 삶의 전부"라고 말할 정도로 어릴 적부터 봉사가 몸에 배어있다.

학창시절부터 동물을 보살피는 병원과 자원봉사 단체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던 만큼 이번 페스티벌도 그녀 삶의 연속이다. "두 살도 안 된 아이들이 어둡고 좁은 감옥에 버려진 채 자신을 버린 부모를 기다리는 모습은 너무나 충격이었어요. 그곳에서 친하게 지내던 안젤라라는 여자 아이가 위독하다고 해 수술비를 보낸 적이 있는데 죽었대요.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그는 한국에서도 고아들을 위해 영어를 가르쳐주고 학용품을 사주고 크리스마스에 함께 DVD를 감상했다. "이 아이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해요. 누나, 형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니까요." 그는 매번 자원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멜리사는 이후 국제개발 관련 공부를 한 후 케냐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다.

이번 행사는 대구에 사는 외국인들도 다수 참여할 예정이어서,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파티가 될 것 같다. "대구 사람들도 봉사에 관심이 많던걸요? 다만 구체적인 방법을 모를 뿐이지요. 일단 한번 참여해보세요!"(티켓 3만 원, 페스티벌 문의 www.melsprojects.com, 053-423-0672)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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