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스틸러스, 15년만에 K-리그 정상 등극

포항 스틸러스의 멈추지 않는 전사들이 숨가쁜 질주 끝에 정상에 올랐다. 1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7 삼성하우젠 K리그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포항은 슈벵크의 결승골로 성남 일화에 1대0으로 승리해 1, 2차전 합계 4대1로 우승컵을 높이 들었다.

1986년과 1988년, 1992년 우승한 포항은 15년 만에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경남FC, 울산 현대, 수원 삼성 등 강호들을 연파한 포항은 정규리그 1위 성남 마저 잠재우며 파죽의 7연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포항은 6강 플레이오프가 도입된 올해에 사상 처음으로 5위 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기록을 세웠다.

포항 선수단은 상금 3억 원을 받았고 준우승한 성남에게는 1억5천만 원이 주어졌다. 포항은 또 11월25일(광양)과 12월2일(포항) 전남 드래곤즈와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 1, 2차전을 앞두고 있어 올 시즌 유일한 2관왕을 노리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포항은 전방의 슈벵크, 고기구, 중원의 따바레즈가 삼각 편대를 이루고 박원재, 최효진이 좌우 측면을, 김기동과 황지수가 중원을 지켰다. 성남은 김동현, 남기일, 최성국이 스리 톱으로 나서고 김두현이 중원을, 김상식과 손대호가 그 뒤를 책임졌다.

포항은 전반 초반 성남의 기세에 눌렸다. 성남은 손대호의 슛과 최성국의 중거리포로 포항을 밀어붙였고 김광석, 황재원, 조성환이 버틴 포항의 스리 백이 이를 잘 막아냈다. 전반 후반 포항의 공격이 살아나며 반격이 이뤄졌다. 전반 41분 박원재의 크로스가 성남 수비에 막힌 뒤 따바레즈가 감아찬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1분 뒤 포항의 결승골이 터졌다. 고기구가 헤딩볼을 따내 떨구자 슈벵크가 아크 왼쪽에서 성남 수비 사이를 돌파한 후 날린 슛이 성남 골문을 흔들었다.

조급해진 성남이 다시 거센 반격을 시작했으나 포항 골키퍼 정성룡의 선방이 빛났다. 성남 조병국이 전반 인저리타임 때 헤딩슛을 날렸으나 빗나갔고 후반 11분에는 김두현의 예리한 슛이 정성룡에게 막혔다. 정성룡은 후반 20분에도 최성국과 1대1로 맞선 위기에서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포항은 오히려 교체 투입된 특급 해결사 이광재의 헤딩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등 추가 점수를 올릴 수도 있었다.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과 그가 조련한 무명 선수들은 K리그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기게 됐다. 포항의 프랜차이즈 선수인 박원재는 수원과의 플레이오프, 성남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뿜어내며 돋보였고 최효진도 인천에서 올해 포항으로 이적한 뒤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력과 폭넓은 활동력으로 맹활약했다.

전남 드래곤즈에서 이적한 이광재도 올해 가을 잔치에서 '특급 조커'로 3골을 기록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시즌 중 부진했던 고기구도 포스트 시즌에서 위력적인 모습으로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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