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전 대표 김경준 씨가 오늘 오후 한국에 도착한다고 온통 시끄럽다. 김 씨는 자신이 세운 투자회사의 주가를 조작해 수천 명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치고 회사 공금 384억 원을 횡령한 뒤 미국으로 달아난 인물이다. 여기까지 보면 한낱 사기꾼에 지나지 않는다. 어찌 보면 그의 귀국을 놓고 온 나라가 요란을 떠는 게 이상스럽다 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한때 동업자 관계였다는 점은 이미 국민적 관심을 증폭시켜 놓았다. 김 씨 범행에 이 후보가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의혹이 대선 정국의 핵심 이슈로 등장한 것이다. 신당은 이 하나로 대선을 끝장낼 태세다. 어제부터는 BBK사건 관련 '5대 의혹'을 제기하며 총공세다. 한나라당은 진작부터 방대한 '네거티브 대응 드림팀'을 만들어 이 후보에 쏠릴 의혹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밀리면 끝장이라는 분위기다.
이 같은 두 당의 사생결단을 다소는 이해할 수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한쪽은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여야 한다. 지금처럼 난리 난 듯 검찰을 흔들어대서야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자기들끼리 미리 결론을 내놓고 서로 자기들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하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자기들 결론 외에는 어떤 것도 인정 않겠다는 투다. 검찰의 수사 결과와 관계없이 이 사건을 정치적 공방으로 끌고 가겠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검찰은 이런 정치적 공방에 하나도 신경 쓸 것 없다. 누구의 입장, 어느 정파의 이해를 한 점 고려 않는 공정한 수사에 집중해야 한다. 오로지 법 논리에 충실한 검찰의 언어로 시종해야 한다. 공정성을 의심받는 정치의 언어는 흉내조차 내지 말길 바란다. 정치권은 검찰이 공정성을 잃지 않도록 정략적 압박행위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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