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사단의 굴욕?' 향토의 방위를 책임지는 50사단이 난데없는 멧돼지의 습격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대구 북구 도덕산 일대에 서식하는 멧돼지 수십 마리가 50사단에 최근 잇따라 나타나 야간 경계병들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무대를 휘젓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는 것. 북구 학정동, 도남동 일대에 걸쳐 있는 50사단에는 지난해부터 멧돼지가 한두 마리씩 출현하기 시작했는데, 올 초부터는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니다가 최근엔 20마리가 넘는 멧돼지가 떼 지어 나타나고 있다. 이 멧돼지들은 먹이를 찾아 군부대 울타리 밑을 파내는 것은 물론 경계시설물을 부수거나 화단을 마구 파내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는 나무를 뿌리째 뽑기도 하고 길목에 드러누워 군인과 차량 진·출입을 방해하기도 해 군부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심야시간대의 멧돼지 떼 습격(?)이다. 멧돼지가 처음에 몇 마리씩 출현했을 때는 군인들이 위협하면 도망을 갔지만 최근에는 갖은 고함과 위협을 해도 꿈쩍도 않는다는 것. 초소병들이 본부에 호출해 지프를 부르고 차량 라이트를 수십 차례씩 켜고 꺼야만 그제야 어슬렁어슬렁 움직이는 실정이다. 또 예비군 훈련 시에도 나타나 민간인들이 가슴을 쓸어내리게 할 정도.
군 관계자는 "멧돼지는 온순하다가도 갑자기 돌변해 공격을 하는 동물인데 야간에 탄약고나 초소 인근에 버티고 앉아 초소병 교대를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며 "어떤 멧돼지는 450kg이 넘을 정도로 거대했고 새끼들과 무리지어 다니면서 불쑥불쑥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멧돼지가 아무리 설쳐대도 야생동물 포획허가없이는 군 부대에 있는 총기로 멧돼지를 잡을수는 형편. 이때문에 민간 구제단체가 해결을 못하면 군도 이제는 야생동물 포획허가가 있는 만큼 직접 나설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50사단은 멧돼지 떼의 공격을 막기 위해 식당 인근이나 길목에 먹다 남은 음식을 내놓기 시작했다. 또 19일엔 관할 구청의 유해야생동물 포획허가를 받고 민간 유해조수 구제단체에 포획을 의뢰하기도 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겨울이 되면 먹이를 찾아 군부대 내에 침입해 위협하거나 기물 파손 및 재산 손해 등을 입힐 가능성이 더욱 높아 포획허가를 했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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