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추위가 강타했다.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더 추워질 것'이라는 예보가 더 자주 들린다. 비와 바람까지 동반하면 체감온도는 '뼈에 사무칠 정도'다. 겨울준비도 제대로 못한 가운데 닥친 추위는 서민들의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한다. 이런 때일수록 어려운 이웃의 심신은 더욱 시리다.
연탄 한 장조차 때지 못해 냉기가 도는 쪽방에서 허연 입김을 불어 내는 노인들, 라면 박스로 하룻밤의 숙박을 준비하는 노숙자들, 부모의 따사로운 무릎을 잊어버린 아이들, 어려운 처지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소년소녀 가장들. 서로 먹고살기 벅찬 요즘이지만 그렇다고 소외된 이웃들에 대해 너무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세상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 사소한 일에도 툭하면 말다툼에다 주먹질이다. 사업 실패와 빚에 쪼들려 일가족이 한꺼번에 목숨을 끊는 사태가 벌어져도 남의 일일 뿐이다. 내 자식을 위해선 분에 넘치는 비싼 음식을 사주면서도 급식비를 내지 못해 눈물짓는 그 동급생들에 대해서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대선만 보일 뿐 가난한 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는 눈을 감아버린 정치인들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세태에 휩쓸려 스스로 마음과 눈을 닫고 살았었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늘진 곳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자.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우리 사회가 돌봐야 하는 사람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랑을 주는 일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평상시 생활화되지 않으면 마음이 있어도 선뜻 자기 호주머니에서 동전 한 닢 쥔 손을 빼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베풀어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돕는 행복'을 말한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온정이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 함께하는 마음 씀씀이가 더 소중하다. 건강한 육신이 있는 이들, 사회로부터 혜택을 받은 계층, 조금이라도 더 배운 사람일수록 '나눔의 실천'에 앞장서기 바란다. 남을 돕는 것은 나를 구원하는 것이자 공동체가 더불어 사는 길이다.
성현준(대구 남구 대명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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