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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하층민 여성, 그때의 삶은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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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버린 여인들/손경희 지음/글항아리 펴냄

여성으로서 삶은 지금도 녹록지 않다. 조선시대 하층민 여성에겐 오죽했으랴. 하지만 우리에겐 그녀들의 고단한 삶은 남아있지 않다. 허난설헌, 신사임당과 같은 이름난 여성만이 기억될 뿐, 조선시대를 '살아내야' 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삶은 잊혀졌다.

다행히 이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복원해낸 책이 발간됐다. 손경희(계명대 사학과 강사) 씨가 33명의 하층민 여성들이 연루된 사건과 그들의 삶을 재구성한 '조선이 버린 여인들'(글항아리 펴냄)을 펴냈다.

"지금까지 조선시대의 여성 이야기는 왕실의 여인, 기생 이야기, 현모양처 이야기에 국한돼 있어요. 사회 밑바닥에서 힘들게 살아간 여성들에 대한 책은 거의 없어, 조선왕조실록의 구석구석에서 그들을 겨우 찾아냈어요."

이 책의 보도자료에는 '마음 약한 여성독자들은 상처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의외의 문구가 덧붙여져 있다. 그만큼 조선시대는 하층민 여성에게 잔혹했다. 세종의 서자인 창원군은 데리고 있던 계집종 고읍지가 꿈에 남자를 봤다는 이유로 칼로 찔러 죽였지만 가벼운 벌을 받는 데에 그쳤다. 판관 3명에게 동시에 강간당한 무심, 배다른 남매를 결혼시키려 한 소근 등 조선왕조실록 곳곳에선 하층 여성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물론 빈약한 신상정보에 불과한 이들의 삶을 불러내 입체적으로 구성한 것은 저자 손 씨의 몫이었다. 이 책을 통해 그 존재가 처음 알려지는 이들은 20여 명. 기생, 계집종, 비구니, 무녀 등 최하층민들이다. 손 씨는 이들에 대해 "하층민 여성들은 국가와 남성, 심지어 같은 여성들에게조차 핍박받고 소외받는 존재였다."고 결론내린다.

손 씨는 조선 전기 양인 이상 여성들의 삶을 복원해내는 책을 준비 중이다. "조선 전기만 해도 여성들 목소리가 컸어요. 평생 친정에서 살았고 남녀 균등 상속을 통해 경제력이 있었죠. 재혼도 자유로워, 자신이 직접 마음에 드는 남자를 선택해 재혼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우리의 인식은 조선 후기 150~200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사극에서 여자들은 늘 조신한 거예요. 조선시대 자유로웠던 여성의 삶을 실제 역사를 통해 보여줄 겁니다."352쪽. 1만 3천 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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