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만든 창작뮤지컬 '만화방 미숙이' 서울 진출 작업이 한창이다. 2007년 1월 18일부터 218회 공연(초청공연포함)에 2만 5천여 명 관객을 끌어들인 힘을 바탕으로 서울 상륙에 나선 것이다.
제작사 뉴컴퍼니 이상원 대표는 "처음부터 서울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객들 반응을 보면서 용기를 내게 됐다."고 도전계기를 밝혔다.
특히 1, 2년 전부터 서울의 비교적 소규모 작품들이 대구에 내려오면서 '작은 시장'을 놓고 상시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대구 작품의 전국 진출은 불가피한 상황이기도 했다. 이전에는 서울의 대형 작품이 짧은 기간 대구공연을 마치고 떠났으나 지금은 매달 평균 3, 4편의 연극·뮤지컬이 대구에서 공연되고 있다.
대구에서 제작한 뮤지컬이 서울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심리적인 위축감. 대구작품이 서울작품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막연한 두려움, 낯선 곳에서 생활과 홍보도 걱정이다. 이상원 대표는 "대구 작품이라니 어떤가 보자, 대구 사투리로 하는 뮤지컬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 충족 정도에 머물고 싶지 않다. 관객들이 작품성에 반하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작품을 만들면서 전국을 염두에 두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구에서 만들고 대구에서 소비한다는 생각에 갇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서울공연을 통해 연극·뮤지컬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작품이 서울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대구가 공연문화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만큼 처음부터 전국 진출을 염두에 둔 작품을 만들어 대구 콘텐츠를 강화해 공연문화 중심도시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연문화 중심도시 대구가 서울작품의 잔치판이 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이상원 대표는 "처음이라 모든 것이 어렵다. 서울 작품의 경우 배우들이 텔레비전과 영화를 통해 잘 알려져 있고, 그만큼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도 있다. 그러나 두렵지는 않다. 서울이 다른 나라도 아니고, 다른 말을 쓰는 곳도 아니다. 이번 서울 진출을 통해 배우들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고, 관객들은 대구의 힘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는 3월 13일부터 4월 27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서 공연된다. 매일신문은 이달 19일(화)부터 '대구 뮤지컬 서울 도전기'를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도전하는 사람들의 기대와 웃음과 눈물과 고통과 불편, 그리고 다른 도전자를 위한 정보까지 담는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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