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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습작노트에 혹인 일기에 토해냈던 詩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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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날의 시 또는 일기/김재열 지음/ 천우 펴냄

월간 '문학세계'로 등단한 시인 김재열이 시집 '그리운 날의 詩(시) 또는 日記(일기)'를 출간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여기에 묶인 시들은 근래에 몇 년, 바짝 밤을 세워 쓴 시가 아니다. '순정' '소녀' '편지' '사랑했기에' '청춘의 맹아기' '학창' '소년' '땅따먹기' 등은 시인의 오래된 습작노트에 혹은 일기에 토해냈던 시심을 간추린 것이다. 시인은 "버릴 것과 남길 것, 버려지는 것과 남겨지는 것들 사이의 간극에서 혼란스러웠다" 며 "간신히 1970년대 초반부를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너른 논 한가운데 재건학교/ 섬처럼 쓸쓸했다/ 무미건조하게 낡은 목조 건물/ 밤이면 문을 열었다/ (중략) 공부해서 뭐하나요/ 이렇게 배워서 무슨 소용 있을까/ 잠자고 무심하고 결석하고 하다가도/ 외길 논길 따라 아이들은 들어왔다…. -1970년 7월'- 중에서. 이 시는 당시 시인을 둘러싼 환경과 고민, 그리고 시인의 선택을 담고 있다.

김재열은 70년대 말 숱한 방황 속에서도 공부를 마쳤고 신문기자가 됐다. 그리고 여전히 논객(매일신문 논설실)으로 활동한다. 해설을 쓴 시인 최인호는 "70년대와 80년대 광풍노도의 시대에 그는 할말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사건 피해의 당사자로, 또 혹독한 시절을 살아온 언론인로서…. (그러나 그는 말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시집에 묶인 시들은 70년대에 관한 이야기지만 참여적이라기보다 그리움에 관한 것들이다. 시인에게 어머니와 누나, 서울 만리동의 여학생은 그리움의 키워드들이다. 시집에는 존재의 혼란 속에서, 흐릿한 미래를 보는 10대와 20대의 시인이 서 있다. 딱 꼬집어 근거를 말할 수 없지만 김재열의 시는 슬프다. 지나온 날들의 속성이 슬픈 것인지, 시인이 지나온 날들이 그런 것인지 모를 일이다. 135쪽, 6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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