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라도 성폭력 사건은 공개돼야 합니다. 전문가와 성폭력 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으면 여성들의 2차 피해를 최대한 줄이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근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의 정신과 상담을 담당했던 정운선 경북대학교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폭력(강간과 성추행, 성희롱이 포함된 의미) 사건을 다루는 다각적인 방법을 설명하며 우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특히 정 교수는 "사회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추행과 성희롱은 성폭력에 관대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라며 성폭력에 관한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성범죄 가해자들은 뇌의 전전두엽 기능인 '자기조절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사회생활을 통해 성에 대한 끊임없는 통제와 욕구 조절이 이뤄져야 하는데 학교의 교육과정이나 가정에서 이 같은 '양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피해를 당한 여성 당사자나 아동의 부모들 역시 성범죄를 접할 당시 '부정하려는 마음'이 앞서 이를 덮어두면서 성범죄를 다루는 사회 시스템이 체계화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결국 '성 욕구'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술을 배우지 못한 성범죄자를 줄이기 위해선 강도 높은 처벌과 적절한 치료, 성안전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야한 동영상을 본다고 모든 남학생들이 성범죄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단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양산되는 성폭력 환상을 '현실과 동일시'하려는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정교수는 "부모와 교사, 학교, 경찰 등 성범죄를 접하는 모든 이들이 '피해자의 후유증'을 중심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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