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가 대거 임대로 풀릴 전망이다. 아파트를 다 지었는데도 분양이 되지 않자 궁지에 몰린 시공사들이 앞다퉈 임대 전환을 추진하고 나섰다.
5일 대구지역 시공사들에 따르면 올 가을철 미분양 아파트 임대를 준비중인 단지는 줄잡아 10여곳이나 된다.
미분양이 가장 많은 달서구에서만 성당동을 중심으로 5개 단지를 넘었으며, 수성구에서도 3개 단지 정도가 임대를 준비 중에 있다. 동구와 북구에서도 임대를 추진 중인 단지가 속속 늘고 있다.
또 미분양 아파트 매입 후 임대사업을 진행 중인 주택공사도 지난달 달서구 진천동 T단지를 매입한 데 이어 추가로 2개 단지 매입 후 임대를 추진하고 있다.
임대 종류는 2년 계약의 전세 방식이 많다. 크기는 달서구에서는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다양하며, 소형 미분양이 적은 수성구나 북구는 대형 위주로 임대작업이 진행 중이다.
임대료는 시중 가격 정도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일부 단지에서는 관리비도 시공사가 지원할 움직임이다.
임대를 준비 중인 모 시공사 관계자는 "입주 물량이 워낙 많고 임대를 추진 중인 타 단지에서 가격인하 움직임이 있어 기존 아파트 전세 가격을 생각하고 있다"며 "중대형은 관리비 부담으로 세입자 구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관리비 일부 지원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주택경기가 빨리 회복되지 않을 경우 미분양 아파트 임대 물량이 내년 봄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주 예정일이 내년 봄까지인 단지가 전체 미분양 물량의 70%를 넘어, 준공 이후에도 분양이 되지 않으면 상당수 업체들이 임대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공사 관계자는 "미분양 임대는 기존 계약자들의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고 시공사 입장에서도 자금부담을 덜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지역에는 달서구 7천500가구, 수성구 4천800가구, 동구 3천700가구, 북구 2천가구 등 모두 2만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 있다.
미분양 아파트 임대 전환은 침체된 주택시장 살리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분양대행사 리코C&D 전형길 대표는 "미분양 아파트를 2년 임대로 전환하면 미분양 물량이 주택시장에서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개별 단지들도 임대를 통해 입주가 되면 매물 감소로 매매나 전세가격 모두 회복세를 보이게 되며 '불 꺼진 단지'에 비해 이미지도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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